[출판계 화제] 인터넷.윈도95 입문서 강세

올해 컴퓨터 출판시장은 95년부터 시작된 인터넷과 윈도95 등의 호재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도서대여점의 퇴조기미와 불황에 따른 감원, 명예퇴직, 입사시험 등 고용불안요인과 기존 사원에 대한 재교육 활성화 등의 여파로 어학과 컴퓨터 등 실용서가 많이 팔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입문서 강세현상은 여전해 서울 종로, 을지, 교보 등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종합 50위권에 선정된 서적 모두가 입문서로 「컴퓨터 길라잡이(정보문화사)」와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나경문화)」는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베스트셀러로 뽑혔다.

매출액 면에서 서울시내 대형 서점에서 발표한 연간 베스트셀러 분석자료에 의하면 올해 컴퓨터서적 시장은 이같은 컴퓨터 입문서의 분발과 기획력과 내용을 겸비한 우수한 서적이 크게 늘어난 것에 힘입어 큰 폭의 매출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교보문고의 경우 올 1월 3일부터 12월 13일까지 집계한 결과 컴퓨터서적 매출증가율이 31.8%로 육아주부서적을 제치고 전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교보문고는 종합 베스트셀러 50종 중 컴퓨터서적이 3권 진입함으로써 지난해 6종보다 줄었지만 전체 판매량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추세는 컴퓨터서적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돼 고르게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예전과 같이 일부 특정책으로의 판매 편중현상이 급격히 감소됐기 때문.

전체 50위권에는 「컴퓨터 길라잡이」와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인터넷 무작정 따라하기(길벗)」가 선정돼 각 출판사들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저자로는 컴퓨터서적과 비소설에서 각각 1권씩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전유성씨가 베스트셀러 작가 2위에 랭크됐다.

종로서적은 역시 베스트셀러 50위권에 3권의 컴퓨터서적이 올랐다. 96년 「문학의 해」가 무색할 만큼 주목을 끌만한 작품이 없는 한 해로, 컴퓨터서적은 정보문화사의 「컴퓨터 길라잡이」가 지난해에 이어 베스트셀러 50위권에 올랐다. 을지서적은 「컴퓨터 길라잡이」 「인터넷 무작정 따라하기」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송세엽의 한글윈도우95」 등 4권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분야별로는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인터넷, 윈도95 바람이 올해도 거셌던 한 해였다. 인터넷 활용서와 인터넷 프로그래밍서적, 웹브라우저 입문서, 윈도95 입문서와 윈도 프로그래밍 관련서적이 잇따라 출간됐다.

컴퓨터서적 출간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속도를 쫓지 못해 손해를 보는 출판사들도 속출했던 한 해였다. 인터넷의 발전속도가 너무 빨라 서적기획에 적잖은 어려움을 주었기 때문.

윈도95나 인터넷의 등장으로 프로그래밍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면서 자바와 인터넷 프로그래밍, MFC, 비주얼 등 프로그래밍 관련서적 출간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는 연예인, 유명인이 저술한 컴퓨터서적 출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의 전유성에 이어 인기성우 배한성, 개그맨 서세원, 만화가 이현세 등의 인기인이 전유성씨의 성공을 꿈꾸며 출간했으나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에는 훨씬 못미치는 부진을 보였다.

문학출판사인 민음사, 김영사와 같은 출판사들이 컴퓨터 출판시장에 뛰어든 것도 올해 두드러진 현상이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3.0」을 출간한 민음사의 컴퓨터서적 시장 참여가 관심을 끌었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