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교육 부도...비디오 소비자직판업계 술렁

교육용 비디오전문제작사 명문교육의 부도여파로 소비자직판 비디오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명문교육은 지난 92년 설립된 이후 10여편의 교육용 비디오를 소비자직판시장에 공급해온중견제작업체.이 회사는 최근 몇년간 급속한 성장세를 유지해오다 자금압박으로 이달 19일 최종 부도처리됐다.백화점에 비디오직영매장을 운영해온 「씨엠영상」과 방문판매대리점에 비디오를 공급해온 「세영미디어」 그리고 만화제작업체 「세영애니텔」등 3개 계열사역시 명문교육에이어 연쇄부도를 일으켰다.

지금까지 알려진 명문교육와 계열사 부도에 따른 피해약은 약 4백억가량.금융권을 제외하고관련업체들이 입은 실피해액만도 2백 20억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번 부도와 관련,최대피해업체는 명문교육의 협력사로 상당액의 채권을 보유한 (주)코오롱(대표 구광시)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은 그동안 명문교육의 교육물 비디오에 코오롱 상표부착을 허용하는 대신 매달 1만장이상의 공테이프를 공급해 왔다.SKC,삼성영상사업단,우일영상등 명문교육에 소비자직판타이틀판매대행을 의뢰한 비디오제작사들도 재고손실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관련 대리점등 수백군데 거래처들이 이번 부도여파로 비디오수급에 차질을빚게 될 전망이다.

비디오업계에서는 명문교육의 부도가 이미 지난 11월초 예상됐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명문측이 올들어 국내최초의 캐릭터 전문매장 「카툰클럽」을 개장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극심한 자금압박을 겪어 온 때문이다.

비디오업계는 이번 부도여파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요창출이 예상되던 소비자직판 비디오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동화나라 ABC>를 비롯한 스테디셀러를 꾸준히 출시하면서 외산타이틀과의 경쟁력을 갖춘 비디오공급업체로 꼽혀온 명문교육과 함께 전국 20여개직영매장을 운영하면서 백화점 비디오 유통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씨엠영상이 공중분해될 경우 소비자직판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명문교육의 인수의사를 밝힌 업체는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런가운데 최대채권사인 (주)코오롱이 곧 「씨엠영상」과 「세영미디어」의 유통조직만으로 제3의별도법인을 설립,소비자직판 비디오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코오롱의지급보증으로 올 상반기에 씨엠영상과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했던 월트디즈니사의 한 관계자도 『명문교육의 부도사태이후 코오롱측으로 부터 디즈니만화비디오의 백화점입점에 전혀 차질이 없도록 조처하겠다는 전화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주)코오롱측의 한관계자는 『현재 김재환 영상사업단장을 비롯 실무자들이 연일 마라톤 회의를 열어 명문교육 부도에 따른 수습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비디오유통시장 참여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부도 당사자인 명문교육측이 소비자직판시장 진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일부대기업 또는 영상산업진출을 계획중인 대형 학원사등과 인수협상을 벌여 의외의 상황이 연출될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과연 이번 부도사태가 어떻게 종결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난 5년간 소비자직판 비디오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명문교육이 그대로 공중분해되는 것은 비디오업계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