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산업 한해를 돌아본다 (15.끝);SMPS

올해 국내 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SMPS) 업계는 외산제품의 저가공세 및 세트업체들의 지속적인 가격인하 요구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대부분의 업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OA기기 및 일반 전자제품용 SMPS업체들은 국내 산업전반에 불어닥친 경기한파의 영향으로 매출이 당초 목표에 크게 못미쳤다.

컴퓨터용 SMPS업체의 경우 서신전자는 올해 컴퓨터 시장이 침체되면서 1백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매출에 그쳤고 일산전자는 65억원 정도의 매출로 지난해(41억원)보다는 크게 성장했으나 당초 목표했던 80억원에는 못미쳤다.

삼성전기만이 올해 팩시밀리용 등 부가가치가 낮은 OA기기 중심에서 노트북PC용 및 대용량 서버용, 인터넷 전용 PC 등 고부가 중심으로 제품구조를 변경하고 미국 AST社로의 데스크톱 PC용 제품수출 호조와 노트북PC용 어댑터의 일본 상륙에 성공하면서 올해 SMPS부문에서 지난해보다 70억원 늘어난 4백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파웰은 지난해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케이블TV용 SMPS가 케이블TV 사업자 선정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5억원이 줄어든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휴대폰용 어댑터 및 충전기로 주력품목을 전환한 아남정공은 올해 모토롤러 휴대폰용 어댑터 및 충전기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유럽쪽 직수출도 늘어나는 등 수출급증에 힘입어 총 3백억원의 매출을 달성, 지난해 대비 50%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통신용 부문에서는 올해도 동아일렉콤의 독주가 계속됐다. 특히 TDX교환기용 DC/DC 컨버터가 온보드타입의 분산형으로 전환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동아일렉콤 외에 다른 중소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였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동아일렉콤이 이 분야에도 본격적으로 참여, 분산형 제품을 독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렉콤은 올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기지국용 전원공급장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국내 통신기기 업체들의 수출도 호조를 보여 5백90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 전년(4백50억원)대비 30% 가량의 고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나 통신용 SMPS시장에 본격적인 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온 단암산업은 이 부문에서 당초 목표의 80% 정도인 48억원의 매출을 달성, 지난해보다 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회사는 올해 야심작으로 개발한 P6 VRM이 국내 PC업체들의 펜티엄프로PC 출시지연으로 시장형성이 미흡한 데다 기대했던 TDX교환기용 분산형 DC/DC 컨버터도 동아일렉콤에 밀려 교환기 업체들로의 공급이 무산되는 등 SMPS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밖에 산업용 SMPS는 아직도 범용제품의 경우 대부분 외산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세트업체의 주문에 따라 소량생산해 공급하는 데 그치는 등 예년과 비슷한 상황을 보였다. 다만 화인전자썬트로닉스가 올 들어 본사 및 공장을 신축, 이전하면서 그동안 주력해온 주문생산체제에서 탈피, 범용제품 전문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화인은 올해 생산체제 변경과 판매망 확충에 주력하느라 실제 SMPS관련 매출은 지난해(1백9억원)보다 약간 줄어든 1백억원 정도에 그쳤다. 디에치엠은 올 초 개발, 공급에 나선 풀컬러 전광판용 1.5급 AC/DC 컨버터가 전체매출의 40%인 10억원 가량에 달하는 판매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총 25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 전년대비 25% 성장했다.

반면 다국적 기업인 네믹-람다의 범용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는 네믹-람다코리아는 올해 9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대비 무려 80%의 신장세를 보였다.

<김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