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흔히 「제3의 화페」 「플라스틱 화폐」라고 부른다. 신용카드는 우선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이런 점 때문에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발급된 신용카드 수가 3천9백65만장에 달한다. 이는 국민 1인당 0.9장꼴이다. 발급률이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는 못 미치지만 독일이나 영국보다는 더 높다. 지난해 카드 총이용액은 52조원으로 1인당 1백15만원에 달했다. 올해는 60조원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62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신용카드는 개인의 신용을 담보로 발급해 준다. 따라서 신용사회를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 하지만 마구잡이식 카드발급으로 국민들의 과소비를 부채질했다는 거센 비난도 받고 있다. 카드를 사용하고 6개월 이상 연체된 돈만 현재 1조8백억원을 웃돈다고 한다.
마구잡이 카드발급과 과소비를 부추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신용카드 발급이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하자 정부가 최근 대책을 마련했다. 내년 2월부터 18세 미만인 미성년자와 연간 7백만원 이상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는 신용카드를 발급해 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또 3개월 이상 한 카드사에 사용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면 다른 회사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일단 신용카드의 남발을 막는 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실제 그동안 신용카드는 발급만 있고 관리는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카드사들의 지나친 발급경쟁으로 신청만 하면 누구나 카드를 발급받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불법 할인대출이 성행했고 심지어 신용카드가 대량 복제당하는 사태까지 나타났다. 이번 정부방침이 신용카드 발급과 관리상에 나타난 문제점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