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등을 통한 의료정보의 대중화가 시급하다.
전문의를 두고 있는 일부 특권층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민들은 눈이 아프면 안과, 배가 아프면 내과를 찾는다. 아픈 정도와 상태에 따라 근처에 있는 아무 병원이나 들려 의사에게 치료를 맡기고 차도가 없으면 소문을 듣고 다른 병원을 찾아간다. 이러는 와중에 의료자원과 의료비의 낭비는 물론이고 병은 악화되기 십상이다.
질병치료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와 환자간 신뢰인데도 이같은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것은 환자가 의료서비스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간단한 소품 하나를 사도 요모조모 따져본 후 구입을 결정하면서도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서비스는 너무나 막연하고 안일하게 결정하고 있다.
몸의 이상 상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환자 자신이다. 어떤 한의학자가 말하기를 명의는 자기 몸을 잘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 했다. 환자가 자신의 병을 잘 알고 투병생활을 한다면 치료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무릇 환자의 의지와 믿음이 병치료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많은 환자들의 경험과 의료인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는 명확한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의학지식의 부족으로 과대광고된 약품이나 치료방법에 맹목적으로 매달려 병을 악화시키는 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 태아의 성을 바꾸는 약이 있다는 말을 믿고 약을 사는 사람도 있다니 기막힌 노릇이다.
또 정력제라는 이름 아래 판매되는 수많은 약품과 동물들의 목록을 보면 이는 종교에 가까울 정도이다. 잘 알려지고 치료가 쉬운 병보다 난치병이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질환에서 이러한 사례가 많은 것을 보더라도 의료정보의 보급은 매우 시급한 문제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의료정보의 대중화를 통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물론 현재 대중매체를 통해 많은 의료지식들이 보급되고 있지만 자가진단 및 잘못된 의료상식들로 인한 폐단이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다. 의학지식은 그 전문성으로 인하여 일반인이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수많은 의료정보를 필요에 따라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질병의 원인, 증세, 진단 및 치료 과정을 알기 쉽게 다매체로 제공하는 질병정보, 처방에 따른 약의 효능과 용법 등의 내용을 담은 약품정보, 병원의 위치, 규모, 시설 및 의료진의 구성을 상세히 제공하는 병원정보, 신체의 기능과 생리작용을 재미있게 구성한 기초의학정보, 첨단 의료기기 및 인공장기에 관한 기술동향 등의 정보들을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받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원격의료, 가상병원 등 새로운 형태의 의료서비스가 창출되고 있으며 전화기와 컴퓨터만 설치하고 의료상담만 전문으로 하는 병원도 나타날 것이다. 또 의료 데이터의 표준화를 통해 병원들간 환자정보를 공유하여 더욱 효율적인 의료체계를 확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의료정보가 대중화하기만 한다면 미래의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잘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를 가장 가까운 병원에서 찾아 가장 확실한 신뢰감을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과정을 파악하면서 가장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다.
<金浩聖 성신여대 전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