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중국 VCD 시장 갈수록 신장

【베이징=고희규통신원】 중국시장에서 VCD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신문과 TV 등 언론에서도 날마다 VCD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VCD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VCD가 전국의 주요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상품으로 등장했다.

올해 VCD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백%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8월 한 달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5백%의 폭발적인 판매증가가 이뤄지기도 했다. 따라서 이제 중국의 VCD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중국 내에는 VCD 제조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70개에서 지금은 1백70개도 넘게 늘어났다. 특히 세계 유명업체인 소니, 마쓰시타, 삼성 등도 속속 시장에 진출했다. 따라서 시장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한편 경쟁에서 이겨나가기 위한 중국 내 업체들의 품질향상 작업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자국산 제품인 新科社의 VCD는 품질이 마쓰시타, 소니에 이어 3번째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한국 삼성전자 VCD와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가 통계국에 의하면 전국 35개 도시 1백6개 대형시장을 조사한 결과 新科와 삼성의 매출량이 5대5로 백중세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경시장에서만 新科VCD는 월 3천개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전국시장을 기준으로 할때 20.28%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9월 홍콩에 수출돼 고품질, 저가격을 무기로 이 시장을 뒤흔들어 놓기도 했다. 新科뿐만 아니라 愛多, 萬刊達 등의 VCD도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 외국산 VCD와 치열한 수요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가전제품 소비열기는 세계 선진국보다 약 20년 가까이 늦게 시작됐다. 그러나 VCD만은 제품이나 수요 측면 모두 중국의 발전수준이 세계 정상급이다. 新科의 경우 새로운 버전 2.0를 출시해 모두 2개 시리즈, 15개 제품을 월 6만개 이상 생산하고 있다.

중국 VCD시장의 증가요인으로는 다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VCD가 새로운 제품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제대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국민소득이 향상되고 문화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수요기반이 구축됐다.

VCD시장이 어려움 속에서도 안정되게 자리를 잡은 것도 수요증가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VCD는 멀지않아 DVD로 대치될 것이라는 소문으로 한 때 수요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VCD의 품질이 지속적으로 제고되고 가격이 싸진 데다 DVD가 자체 문제로 수년 내에는 VCD를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다시 수요증가세로 돌아섰다.

VCD가 갖고 있는 AV성능의 우수성도 DVC 수요증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TV, VCR, 오디오 등 AV제품은 이미 보급이 포화상태에 들어서 있다. 따라서 국민의 새로운 AV제품에 대한 욕구를 적절하게 충족시켜 주는 VCD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DVD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니 등 DVD업체들은 전시회와 기술보고회 등을 수시로 진행하면서 DVD에 대한 선전에는 나서고 있지만 본격적인 출시일은 계속 연기되고 있다. DVD 출시를 기다리고 있던 수요자들은 DVD 보급이 앞으로 복제방지나 지역코드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 VCD 쪽으로 다시 돌아섰다.

현재 중국의 新科가 2억元을 투자해 DVD를 개발, 내년 말 제품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등 DVD 출시는 임박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의 VCD시장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비록 폭발적인 수요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VCD시장은 아직 성숙기라기보다 시장확산 초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