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테크, 8트랙 사운드카드 돌풍

국내 최초로 8트랙 3차원 사운드카드 「사운드트랙 97 PnP」를 발표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훈테크(대표 김범훈)가 제품 판매에 나선 지 불과 한 달만에 일반 대리점을 통해 1만4천장의 제품을 판매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대기업 및 중견 PC업체 OEM 물량을 제외한 사운드카드 실제 시장규모가 연간 58만장, 월평균 4만8천장인 점을 감안하면 월간 유통수요량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더욱이 훈테크는 전문가용 8트랙 3차원 사운드카드 제품이 자사 판매량의 71%인 1만장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히고 있어 신년도 주력제품군인 3차원 사운드 지원 고성능 제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운드카드 업계는 이에따라 95년말 옥소리가 한솔전자에 인수된 이후 싱가포르 사운드블라스터에게 내주었던 국내 멀티미디어 사운드카드의 시장 주도권을 국내 업체가 되찾을 수 있을런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업계는 훈테크가 이처럼 짧은 기간내에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가전용 오디오시스템 보다 뛰어난 음향처리가 가능한 고급 사운드시스템을 원하는 고급 PC사용자층의 요구를 민첩하게 수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13일부터 판매 가격을 절반 가까이 인하해 보급형 32폴리 사운드카드 수준인 7만9천원에 책정한 점과 사운드카드 개발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무상 제공하고 사운드 소스를 공개하는 등 개발지원과 개방형 영업전략을 펼쳐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구축한 점이 폭발적인 수요창출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밖에 소프트웨어 개발력 및 국내외 유통망을 갖춘 한메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점과 국내 사운드카드업체로는 처음으로 일정기간 제품을 사용한 후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현금으로 환불해주는 「15일 환불제도」를 도입한 점도 훈테크 돌풍을 일으키는데 한몫 거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사운드카드 시장은 싱가포르 사운드블라스터 국내 총판인 제이씨현시스템이 제품을 수입, 한글화시켜 국내 수요의 75% 가량을 공급해 왔다. 반면 한솔전자, 가산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올 4.4분기부터 사운드카드 신제품을 집중 출시했지만 전체 시장의 15%를 공급하는데 그쳤다.

김범훈 훈테크 사장은 『8트랙 사운드카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산품 점유율이 42% 가량으로 급신장했다』고 밝히고 『이같은 추세대로 간다면 2월에 점유율이 75%까지 늘어나 95년초 국산품 시장점유율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제이씨현시스템은 『자체 시장조사 결과 훈테크의 제품 판매량은 발표와는 달리 1만장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특히 판매가 급증한 것이 지난 13일 가격인하와 현금환불 등 이후에 집중돼 일시적인 시장확대에 그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훈테크의 제품 판매량을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고성능 8트랙 사운드카드를 앞세워 단기간에 심상치않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내년도 국내 사운드카드 시장은 훈테크와 제이씨현의 2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