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Battery)는 21세기를 주도할 3대 핵심전략산업의 하나로 「두뇌」인 반도체, 「눈」인 액정표시장치(LCD)와 함께 「심장」에 비유되고 있다.
전지는 보급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휴대형 전자정보통신기기 및 소형 전자기기에 없어서는 안될 에너지 공급원이 되고 있어 각국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동전화, 개인휴대통신(PCS),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데이터, 위치측정시스템(GPS) 등 무선통신기기와 노트북, 캠코더 등 휴대형 전자정보기기의 보급 급증으로 2차전지(충전용 전지)산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이들 휴대기기는 2차전지의 경량화 및 장시간 연속사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니켈수소(Ni/MH)전지, 리튬이온(Li-ion)전지, 리튬폴리머(Li-Polymer)전지가 첫번째 목표가 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리튬이온전지는 에너지 밀도와 사이클 수명 및 기타 성능에서 매우 우수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리튬이온전지가 2000년까지 해마다 41.1%의 놀라운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공해, 고용량, 경량 전지의 수요가 늘어나 리튬이온전지의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무려 90% 이상을 일본이 장악하고 있으며 이중 소니에너지텍이 전체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고성능 리튬이온전지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기술수준은 아직 초보단계에 불과해 일본과의 기술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국내 리튬이온전지 개발상황을 보면 산, 학, 연 각계가 각자 나름대로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중복투자가 많아 투자시간 및 인력의 낭비가 심한 실정이라서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일본과의 기술적인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내에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우선 정부 주도하에 차세대 2차전지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산, 학, 연 각계의 개발방향 및 연구과제를 효율적으로 설정, 체계화해야 하며 이같은 산, 학, 연 각계의 전체적인 분업화를 통한 조화를 바탕으로 원천기술 확보에 더욱 치밀하게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차세대 2차전지를 생산하고자 하는 업체에서는 차후의 특허문제 발생 소지를 없애기 위해 양산에 들어가기 이전에 원천기술 사용권을 우선적으로 획득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이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의 원조 및 조정작업이 꼭 필요한 사항이다.
학계나 연구소에서는 원천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응용기술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리튬이온전지의 양극으로 사용하고 있는 리튬코발트 산화물은 제조하는 업체에 따라 성능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제조기술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어 이를 이용해 전지를 제조할 때 제조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해도 문제점 추적 및 개선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개발된 응용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문제점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리라 본다.
학계에서는 음, 양극 활물질 제조기술, 전지 성능변화에 따른 반응기구 규명 및 새로운 전지 성능평가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연구소에서는 기초기술을 생산에 적용할 수 있도록 극판 제조기술 및 전해질 주입공정 등의 기술확보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학계 및 연구소에서 확보한 기초기술 및 응용기술을 바탕으로 저렴한 원, 부자재를 확보하고 전지 조립기술을 체계화하는 한편 고품질의 양산설비를 도입해야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차세대 2차전지 생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2차전지 산업의 체계화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적기에 각 해당 기술분야와 적정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및 사후관리, 그리고 산, 학, 연 각계에서 기술개발 과제를 충실히 해낼 수 있도록 조화로운 조정자 역할이 선행되어야만 효율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朴相健 태일정밀 전지사업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