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폭스와 CIC가 애니메이션 신작타이틀 출시를 대폭 강화함에 따라 브에나비스타가 독주하던 소비자 직판 만화비디오 시장에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셀스루」라 불리는 전시판매용 제품으로 국한돼 있던 국내 소비자 직판 비디오시장은 브에나비스타의 독무대였다. 애니메이션 왕국 월트디즈니그룹의 비디오 배급회사인 브에나비스타는 지난 96년 한해에만도 「토이 스토리」와 「포카혼타스」 등 2편의 극장개봉 비디오를 포함한 10여편의 타이틀을 출시해 6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에도 여름 성수기에 내놓을 극장개봉작 「노틀담의 꼽추」를 비롯해 약 20편의 인기만화 비디오 라인업을 확정했다. 이 중에서 극장이나 TV를 거치지 않고 곧장 비디오시장으로 직행하는, 이른바 「다이렉트 투 비디오」인 「알라딘3」는 올해의 첫 출시작. 그 밖에 「디즈니 영어동산」의 히트에 힘입어 새로이 선보일 에듀테인먼트용 만화비디오 3,4편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후발주자인 폭스와 CIC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두 회사는 그동안 각각 3,4편의 만화비디오를 출시했으나 소비자 직판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둬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순수 만화비디오뿐 아니라 싱어롱, 영어교육 비디오 등 다양한 신작타이틀을 준비하고 있다.
「폭스패밀리」라는 만화비디오 레이블로 소비자 직판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인 폭스는 특히 에듀테인먼트 타이틀에 비중을 둘 예정이다. 이 회사의 올해 주력상품은 비디오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애니메이션 동화 「원스 어폰 어 클래식」과 어린이들에게 우정, 정직, 용기 등 유치원에서부터 익혀야 할 여러가지 덕목들을 알려줄 「북 오브 버추스」 등 2종의 시리즈물.
신기한 버스를 타고 과학의 세계를 탐험하는 독특한 형식의 「매직 스쿨버스」도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렸던 시리즈물이다. 「피터팬」 「요정 크리스타2」 등 97년 출시작 리스트에 포함된 5,6편의 만화비디오 중에는 여름 성수기에 출시될 「심슨가족(Simpsons)」이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CIC도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인 유니버설 카툰스튜디오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엠블린 엔터테인먼트가 만든 만화비디오 5,6편을 준비했다. 첫 작품은 오는 2월 선보일 「딱따구리(Woody Woodpecker)」. 이 회사는 TV를 통해 딱따구리 캐릭터에 익숙해진 30대 이상 성인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알래스카의 설원을 배경으로 늑대개 발토와 동물친구들이 펼치는 모험이야기 「발토」와 지난해 소비자 직판시장에서 가능성이 입증된 공룡시리즈 후속탄 「공룡시대4(Land Before Time 4)」 등도 CIC가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이 회사는 J영어연구원과 손잡고 장남감 교구, 책까지 포함시킨 10편짜리 방판용 교육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타이틀로 무장한 폭스와 CIC 두 회사가 과연 올해 소비자 직판 만화비디오 시장에서 월트디즈니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선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