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해 가전산업 품목별 전망 (1);컬러TV

지난해에 이어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97년은 가전산업계에도 벅찬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내수판매 역신장을 기록한 가전업계는 대체수요를 겨냥한 고부가제품과 차세대 제품으로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방침이지만 짙게드리워진 불황의 그림자를 벗어나기엔 힘겨운 상황이다. 또 올해는 외산제품의 수입이 급증, 틈새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출은 컬러TV와 백색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신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안팎으로 도전을 받고 있는 가전산업계의 97년 기상도를 총 10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지난해 내수판매량이 총 2백10만여대로 전년보다 8% 가량 줄어든 컬러TV의 올해 판매량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되 매출금액은 15% 가량 신장한 1조1천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것이 가전업계의 전망이다.

가전업계가 이러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근거는 대체수요가 80%를 넘고 있는 컬러TV시장에서 25인치 이상의 대형제품 비중이 올해 60%에 달하고 특히 광폭TV 수요가 작년보다 3배가량 증가한 15만∼20만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있기 때문이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5인치 이상 대형TV가 전체TV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전년보다 5%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25인치의 비중이 28%, 29인치의 비중이 26%로 전년에 비해 양자의 간격이 2%정도로 좁혀졌는데 올해는 29인치가 25인치를 제치고 주력제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가전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가전업계는 대형제품의 판매비중은 높아지겠지만 불황의 여파로 인해 고급형보다 30만∼40만원이 낮은 보급형제품의 판매증가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광폭TV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도입기에 진입, 가전업체들은 매출신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 위성방송 개시 등 여러가지 호재에도 불구하고 광폭TV 판매량은 총 6만여대가 그쳐 가전업계를 크게 실망시켰지만 올해는 가전3사와 아남전자 등이 모두 광폭TV판촉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수요를 자극하는 데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전업체들은 내년에도 위성방송 프로그램이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기존 제품보다 1백만원이상이 비싼 광폭TV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광폭TV에 대한 추가적인 가격인하와 보급형 제품의 출시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33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은 외산제품의 수입급증과 이에 맞선 국내업체의 대응으로 시장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초대형 TV시장은 최근 가정극장시스템 등 틈새시장용으로 각광받고 있어 국내외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94년 수입선 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된 40인치 이상 프로젝션TV는 이미 소니, 도시바, 미쓰비시 등이 일본업체들이 미국산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틈새시장을 선점하고 있는데 올해 국내의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이에 맞서 37.40, 46인치 제품을 늘려 외산제품의 초대형시장 잠식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이처럼 올해 TV사업의 무게중심을 대형제품으로 완전히 옮기는 반면 21인치 이하 제품군은 부분적으로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역수입해 채산성 확보를 도모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편 지난해 전년보다 27.4%가 증가한 총 25억달러의 실적을 올린 컬러TV 수출은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러시아, 중국, 중남미등 신시장에서의 입지가 확대되어 올해도 10% 가량 증가할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