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이하 기종을 갖고 있는 컴퓨터 사용자는 관련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보다 새로운 시스템을 구입하는게 훨씬 낫다」
지난해 연말에서 연초로 이어지는 컴퓨터 최대성수기를 맞아 컴퓨터유통업체들의 대대적인 할인판매행사가 계속되면서 최상위 PC의 가격이 하위제품의 부품 및 주변기기를 상위기종으로 교체하는 업그레이드 비용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어 업그레이드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486DX 상위기종을 펜티엄 1백33MHz급으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부품 및 주변기기 교체비용은 모두 60여만원 소요되는데 이 정도의 금액이면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중소 컴퓨터제조업체 및 유통업체의 펜티엄급 자사브랜드 PC가운데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외한 기본기능을 갖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486기종을 기본기능을 갖춘 펜티엄급으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이에 드는 비용은 CPU 133MHz CPU를 장착한 마더보드를 교체하는데 30만에서 35만원정도 드는 것을 비롯해 8M짜리 메모리 4만원, 1.6G의 HDD 18만원, 펜티엄급 VGA카드 5만원 등을 합쳐 57만원에서 62만원정도 된다. 여기에 CD롬드라이브 8배속과 윈도95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포함하면 총 업그레이드 비용이 80여만원으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1백33MHz에 기본사양을 갖춘 펜티엄 PC가격을 가볍게 넘어서게 된다.
특히 386기종을 펜티엄으로 업그레이드 할 때에는 케이스는 물론 전원공급장치인 파워서플라이까지 총체적으로 교체해야하므로 업그레이드 비용이 기본 기능의 펜티엄PC 구입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부터 용산 등 전자상가의 업그레이드 전문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으며 유통업체들이 영업확대차원에서 마련한 업그레이드 코너가 지난해와 달리 한산하기 짝이 없다.
강남에서 업그레이드 전문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L시스템은 지난해 초만해도 업그레이드 의뢰 건수가 한달에 평균 1백50건에 달했으나 최근 2∼3달에는 한달에 평균 30건에 그쳐 올 상반기를 목표로 그동안 주력해 오던 업그레이드사업을 시스템의 양판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그동안 업그레이드와 조립PC판매로 장기적인 시장침체기간을 버텨오던 조립PC판매업체들도 최근 업그레이드 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경영난이 심화되자 대기업 PC업체들의 전속대리점으로 전환을 모색하거나 통신기기 유통사업으로 전업을 모색하고 있다.
용산 컴퓨터상가의 경우 지난해초 전체 입주자들의 40%에 이르던 조립PC업체들이 최근들어 20%이하로 줄어든 것도 업그레이드 사업이 여의치 못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용산 조립PC업체 사장은 『최근 컴퓨터업그레이드 사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지난해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컴퓨터 가격하락행진에 연말연시 가격할인률이 겹쳐 업그레이드비용이 시스템구매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커진데다 업그레이드의 경우 부품및 주변기기의 충돌가능성이 높아질 것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