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GPS 기술동향과 전망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미국 국방부에서 군사용으로 개발한 새로운 위성항법시스템으로 현재 24개의 GPS위성을 이용한 항법서비스를 전세계적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GPS는 기존 항법시스템에 비해 정확성이 높고 사용이 간편하며 시간과 장소 그리고 기상상황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이동하는 사용자의 3차원 위치, 속도, 자세, 시간에 대한 10가지 정보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위치정보는 WGS84라는 기준좌표로, 시간은 GPS시간이라는 기준시간으로 통일돼 제공된다. 때문에 사용자는 GPS 수신기만 있으면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시공간에 대한 정보는 기존의 정보통신에서 다루던 오디오, 비디오와 같은 멀티미디어 정보에 새로운 형태의 정보를 추가하게 돼 지금까지 없었던 수없이 많은 새로운 응용분야를 탄생시키고 있다.

GPS가 완전한 항법기능을 제공한다는 FOC(Full Operational Capability)가 95년 4월 27일 발표됐지만, GPS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응용분야를 가지고 널리 사용되고 있다. 수신기기술의 빠른 발달로 수신기 가격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2000년께에는 1백16억달러, 2005년께에는 3백10억달러 정도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GPS의 위성군 및 관제국은 미국에 의해 운영되므로 사용자들은 이에 맞게 수신기를 개발, 사용할 수 있다. 95년 말 조사된 바에 의하면, 미국, 유럽, 일본의 53개 기업에 의해 2백94종류의 수신기 모델이 제작, 판매되고 있고 수신기의 가격은 기능에 따라 1백50달러에서 6만달러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GEC플리지, 록웰, SGS톰슨, SiRF 등에서는 GPS용 칩세트와 이를 이용한 수신기 개발툴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GPS 수신기용 RF 및 신호처리 칩의 개발이 현재 전자통신연구소와 한국GPS엔지니어링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향후 GPS는 휴대통신(PCS), PDA(Personal Data Assistance), 휴대형 PC(Handheld PC) 등과 같은 소형 휴대형 정보통신장비와 연계하여 사용될 전망이어서 소형화, 경량화가 더욱 가속될 것이다.

이러한 임베디드(Embedded) 응용시스템을 개발할 경우, 이미 만들어진 GPS 엔진보드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칩세트를 이용한 응용시스템의 개발이 시스템의 효용성과 경제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GPS를 이용한 응용분야는 다양하다. 그러나 GPS를 보다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 GPS는 수동적인 시스템이다. GPS는 수신기를 가진 사용자만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어, 사용자의 위치가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통신수단, 특히 이동통신수단을 통해 주위의 사용자들과 공유해야 한다.

GPS 수신기의 출력은 공간 상에서 사용자의 절대좌표다. 그러나 많은 응용분야에서는 절대좌표보다 상대적인 위치정보가 중요하다. 지형지물과 여러가지 지형정보가 있는 지도 위에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가 보다 중요하므로 GPS와 함께 사용될 지도데이터가 준비돼야 한다.

현재 민간이 사용할 수 있는 GPS 표준위치서비스(SPS)의 위치정확도는 수평면에서 95%의 정확도로 1백m 정도다. 그러나 이 정도의 정확도로는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요구하는 위치정확도를 만족시킬 수 없다. 보다 정확한 위치정보를 얻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 중 DGPS(Differential GPS)가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으로 현재 미국에서는 상용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DGPS에서는 위치가 알려진 기준국에서, 현재 위성에서 보내오는 정보에 의한 의사거리 측정값에 있는 오차성분을 계산해 이를 주변의 사용자에게 알려주어 보다 향상된 위치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움직이는 이동체의 위치를 순간마다 결정하기 위해서는, 역시 두 수신기 사이에 통신망을 통한 반송파 위상 측정정보의 송신이 필요하고 또 이동하면서 순간적으로 모호정수를 계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게 된다.

그러나 다수의 안테나를 이동체의 몸체에 적절히 설치, 안테나 사이의 상대거리 벡터를 측정하는 경우 무선통신망이 불필요하게 되며, 이렇게 측정된 벡터를 이용해 이동체의 3차원 자세를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현재 GPS 반송파를 이용한 자세측정기술은 일부 외국기업에서만 상용제품을 제공하는 최신 기술이다.

GPS는 1.5G대역의 전파를 이용하는 전파항법시스템이다. 따라서 지형지물에 의해 위성이 보이지 않는 경우 위성신호가 수신되지 않아 위치계산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도심지역을 운행하는 차량의 위치를 결정하는 경우 자주 발생한다. GPS만을 이용해서는 도심지역에서의 연속적인 차량의 위치결정이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차량항법시스템 개발의 한 부분으로 현재 활발히 연구, 개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방향센서와 속도센서를 이용한 자립항법(DR:Dead-Reckoning)을 사용하는 것이다. 차량에 장착된 주행거리계 혹은 바퀴에 장착된 휠센서에 의한 속도정보, 자성센서를 이용한 차량의 자세각정보를 이용하여 초기위치로부터 다음 순간까지 이동거리에 대한 정보를 계산해 차량의 위치를 알게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외부로부터의 정보입력 없이 자체적인 정보를 이용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위치측정의 오차가 누적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위치오차가 항상 절대적인 범위 안에 있는 GPS와 함께 상호 보완적인 결합형태로 쓰이면, GPS의 신호가 불가능한 경우 DR에 의해 위치를 계산할 수 있다. 또한 GPS가 수신되는 경우 DR센서를 적절하게 보정할 수 있어 DR센서에 의한 오차누적을 방지할 수 있다. 이밖에 도로지도로부터의 정보를 함께 이용할 수도 있다.

차량은 항상 도로 위를 주행한다는 가정을 한다면 도로지도로부터 차량이 주행하는 도로의 방향과 주행거리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한 오차에 의해 도로 밖으로 표시될 수 있는 GPS와 DR에 의한 차량의 위치를 도로 위로 보정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진보된 형태의 차량항법장치는 GPS와 DR 그리고 지도데이터를 이용한 통합 항법시스템이다.

GPS는 수평방향의 정확도에 비해 수직방향의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1백56m, 2drms). 그 이유는 지구 상의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위성들이 수평방향으로만 배열돼 있고 수직방향으로는 없기 때문이다. 비행기의 이착륙과 같은 응용시스템에서는 수직방향의 정확도가 아주 중요하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위성(Pseudolite)이라는 장치를 사용한다. 활주로 근처의 지상에 설치된 의사위성은 GPS위성과 동일한 전파신호를 공중으로 송신함으로써 비행기에 장착된 수신기의 수직방향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GPS 사용자는 위성에서 보내오는 전파를 송신해야만 자신의 위치를 계산할 수 있다. 만약 GPS위성 혹은 관제국의 고장으로 현재 송신하는 항법정보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 대비해 수신기에는 GPS 위성정보의 무결성(Integrity)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RAIM:Receiver Autonomous Integrity Monitoring)이 첨가되어야 한다. RAIM에 의해 사용자는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는, 혹은 신호의 상태가 좋지 않은 위성을 가려내 사용할 수 있다.

GPS의 사용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민간사용자를 중심으로 GPS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조성됐다.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 평화적인 민간 및 상용 그리고 과학적인 사용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사용료 징수없이 GPS의 SPS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금세기 내에 SA(Selective Availability)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이 경우 SPS로 얻을 수 있는 위치정확도는 30m 정도로 향상된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의 구축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것은 GPS, GLONASS, INMARSAT-3, EGNOS(European Geostationary Navigation Overlay Service) 등을 모두 이용해 전세계 민간 사용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항법시스템을 제공하려는 계획이다. 미국은 GNSS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GPS와 미국이 개발하는 확장시스템(Augmentation)을 GNSS의 표준으로 채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GNSS와는 별도로 민간 GPS 사용자에게 보다 향상된 항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현재 미국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96년 12월 3일과 4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5차 유럽 IISC(International Information Sub-Committee)에서, 앞으로의 Block IIF GPS위성에 제2의 민간용 주파수인 L5를 첨가할 필요가 있는지를 전세계 GPS 사용자들에게 물어보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내 GPS 관련 학술모임인 GPS워크숍이 지난해 11월 21∼23일 서울 KOEX에서 서울대학교 자동제어특화연구센터 주최로 열려 약 3백80명 정도의 인원이 참가하는 등 GPS에 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외국에 비해 국내에서 GPS의 본격적인 사용이 없었던 것은 무선데이터통신망, GIS, 수치지도 등 관련 기간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아서였지만 근래 들어 이러한 것이 구축되고 있어 GPS, 통신망, 지도데이터 등을 이용한 다양한 응용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통신에서는 물류망사업을 위해 무선데이터모뎀, 무궁화위성, DGPS, 수치지도를 이용한 화물차량 관제시스템을 개발해 시범사업을 곧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에서도 역시 무선데이터모뎀과 GPS를 이용한 버스 위치결정시스템을 사용해 버스정류장에서의 도착시간 자동안내시스템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여러 기업들도 차량관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기업들은 GPS와 최근 자동차부품연구원이 개발한 항법용 수치도로지도를 이용한 차량항법장치들을, 선박용 전자통신기기 제작업체들은 전자해도와 GPS를 이용한 선박항법시스템들을 각각 개발하고 있다. GPS를 이용한 CDMA 통신망의 시각동기에 관한 연구가 현대전자, 이동통신업체들에 의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이 없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유럽의 GNSS와 같이 미국의 GPS만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소련의 GLONASS와 인마샛과 같은 위성을 함께 사용, 특정 국가의 시스템에 종속되는 것에 대비해야 하며 또한 한국의 위성인 무궁화위성 혹은 다목적위성과 연계해 사용하는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독자적인 수신기 개발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만약 시도된다면 GPS와 GLONASS를 함께 사용하는 혼합형 수신기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지규인 건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