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포함한 영상산업이 크게 변모하고 있다.서비스환경은 말할 것도 없이 하루가 멀다하고 단말장치들의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그 종류도 헤아릴수가 없을 지경이다.특히 올해는 이같은 변화의 물결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게 몰아쳐 개개인들의 생활환경까지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30대초반의 김생산씨를 통해 올연말 변화된 영산산업의 모습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97년 11월의 어느날.
반도체 회사에 다니는 30대초반의 김생산씨는 97년 늦어진 정기휴가를 맞아 오랜만에 주위의 지인들을 만나보기로 했다.6년전 국내유수의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그는 당시만해도 반도체 회사에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입사,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함께 짭짤한 재미를 느껴왔었다.그러나 지난 95년하반기부터 몰아친 반도체 가격폭락이란 한파와 함께 회사분위기가 썰렁해지자 이번 휴가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 하기로 작정하고 먼저 친구들을 찾기로 한것이다.
그가 찾은 인물은 방송 및 비디오 프로그램 유통 및 기획사업을 하고있는 대학동창미디어 강씨였다.자신과 달리 대학시절에 유달리 영화,방송 등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던 친구미디어 강씨는 졸업하자마자 강남인근에 위치한 2층건물의 독립가옥에 20평 남짓한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업을 해왔었다.
김생산씨는 미디어강씨를 만나면서 세상의 변화에 3번 놀랐다.맨먼저의 놀람은 미디어강씨가일러준 略圖를 들고 사무실을 찾으면서 시작됐다.골목에 들어와 안테나가 가장 많은 집을 찾으라는 친구의 설명과 그 설명대로의 현실에 첫번째 놀랐고 반도체연구소 뺨치는 어지러운 사무실 장비들에 두번 놀랐고 마지막은 친구의 미디어산업에 대한 예측이었다.
친구의 약도설명을 듣고 단독주택 입구에 들어선 김생산씨는 골목에 들어오면서 어렵지 않게친구의 사무실을 찾을 수 있었다.단독주택 옥상에 10여개의 크고작은 접시안테나가 설치된 집은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커다란 통신서비스 회사의 옥상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반갑게 인사한후 사무실에 들어선 그는 32인치 와이드 TV들과 그옆에위치한 어른 키 높이의 장식장 3개에 놓인 수많은 기기들과 어지러운 배선을 보고 또한번 놀랐다.
무엇이냐는 질문에 친구는 방송프로그램 수신을 위한 세트톱박스일 뿐이라는 것이다.이어진 질문과 답변에 김생산씨는 머지않아 자신에게 다가올 영상생활이 안테나홍수,세트톱박스홍수,프로그램 홍수속에서 이뤄질 것이란 것을 쉽게 예측할수 있었다.KBS,MBC,SBS,EBS등지상파TV와 라디오만을 염두에 뒀던 자신의 방송에 대한 그림과 어두운 세상물정이 부끄러워진 것은 물론이다.
사실 미디어강씨의 사무실에 위치한 TV와 장식장내의 세트톱박스 풍경은 영상프로그램 사업을 하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영상소프트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의 집안 풍경일 수 도 있다.영상서비스 홍수는 이미 시작됐다.
미디어 강씨의 사무실 풍경도 먼 미래의 풍경이 아닌 현재의 풍경이고 사실 다른 사업가에비해 장비가 적은 편이다.미디어강씨의 중앙 장식장 맨하단에는 일반인들처럼 오디오와 앰프가설치돼 있고 2단에는 VCR이 설치돼있다.여기까지는 일반가정집의 장식장 풍경과 똑같은 모습이다.
장식장 3단부터는 일반가정집에서 쉽게 구경하기 힘든 장비이나 관심만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 장비들이다.미디어 강씨의 중앙장식장 3단은 비디오CD플레이어가,4단에는 CDI플레이어 그리고 맨상단에는 게임기용 터미널이 각각 설치돼 있다.또 왼쪽장식장의 맨하단은 최근 삼성전자,LG전자가 최근 출시한 DVD플레이어가 설치돼 있었으며 2단에는 스타TV용 SVR이,4단에는 NHK와 WOWOW용 SVR이 그리고 5단에는 국내 케이블TV용 컨버터가 설치돼 있다.오른쪽 장식장은 올초 새로이 마련한 것이다.
오른쪽 장식장 맨아래에는 새로이 서비스되고있는 무선케이블TV용 컨버터가 놓여있으며 2단에는 일부 본방송이 시작된 무궁화 위성방송용 디지털 세트톱박스가,3단에는 어렵게 구한 일본의 위성방송인 퍼펙TV수신용 디지털 세트톱박스가 각각 위치해있다.그리고 4단에는 싱가폴에 위치한 경제뉴스채널 ABN용 세트톱박스가 5단에는 최근 아시아공략에 나선 NBC 및 CNBC용 디지털 세트톱박스가 놓여있다.
미디어강씨는 새로운 장식장을 구입할 계획이다.케이블TV SO들에 의해 새로이 서비스되는고속데이터서비스 및 전화를 위해 케이블 모뎀을 비롯한 세트톱박스를 설치해야하며 또한 KBS에 의해 서비스되고있는 RDS(라디오데이터서비스)수신기도 설치해야한다.
한국통신이 추진하고있는 VOD(주문형 비디오)용 세트톱박스는 얼마전 구입해 설치만 못했을 뿐이다.또한 데이콤이 통신위성을 이용한 위성방송서비스를 추진함으로서 이의 수신을 위한별도의 디지털 세트톱박스를 설치해야하고 일본의 위성방송 채널들인 머독계열인 J스카이B,휴즈계열의 디렉TV저팬,일본케이블TV업자들의 채널인 스카이D 등을 수신하기 위해 별도의 세트톱박스를 구입할 계획이다.
미디어강씨는 시장개방이 이뤄지는 98년 이후에 자신이 시청하는 채널의 총수가 1천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같은 채널수는 미디어강씨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인 김생산씨도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
방송을 비롯한 영상산업 환경이 급속히 변하고있으며 머지않아 통합형 세트톱가 등장할 것으로 에상되기 때문이다.특히 가전업체들이 복합형 가전정보기기의 개발에 심혈을 쏟고 있어 98년에는 통합형 세트톱박스가 출현,일반인도 경제적인 투자로 영상홍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