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신 서두르는 용산전자상가 (6)

반짝이는 아이디어-"이벤트"로 승부를 건다.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 시장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고객의 요구도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매일 먹는 밥과 같은 상술은 이제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고객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각종 매체를 통한 정보의 체득이 고객의 제품선택력을 한 단계 높였기 때문이다.

매일 한가지가 달라도 그 매장에 시선이 주목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용산 전자상가는 매일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구태의연한 옛 모습에서 탈피하려는 총력을 쏟고 있다.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이라는 식의 "배짱장사"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 전자상권이 다핵화되고 그만큼 경쟁상대 가늘어났기 때문이다.

변신하는 용산 전자상가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 이벤트의 확대와 다양화이다. 행사를 통한 고객유인-사람이 모여야 장사가 잘된다는 기본원리에 충실한-판촉전략이다. 일년내내 지속적인 행사가 있는가 하면 계절마다, 달마다 개최하는 행사가 있고 세일 등 각종 정기행사에 치러지는 이벤트도 상당하다. 줄잡아 일년동안 용산 전자상가에서 열리는 이벤트만도 1백50여건에 달한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이벤트에 가장 열성적인 상가는 단연 전자랜드.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 현재까지 벌인 이벤트만 84건에 달한다. 한달평균 7건이나 되는 셈이다.

각 상가가 상우회 중심으로 이벤트를 개최한다면 전자랜드는 관리사인 서울전자유통 홍보실을 통한 체계적인 행사진행이 특징이다. 3월.6월.9월.12월에 정기적인 세일행사를 실시하고 월마다 특별 사은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행사내용을 살펴보면 어린이 노래왕 선발대회, 사랑의 헌혈운동, 차량 무료점검 서비스, 또또복권 경품잔치, 입찰판매 등 다양하다. 특히 "폐가전 무료수거 서비스"는 전자유통업체로는 처음 단행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에 실시한 "소비자 보호 대축제"는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이 불량일 경우 구매가의 1백10%를 보상하는 행사로 유통업계의 신뢰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부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선인상가도 상우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먼저 소비자의 AS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상가 공동AS센터를 설립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토요시장"을 개설해 중고 PC에서부터 주변기기.CD롬타이틀 등 SW에 이르기까지 모두 취급하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이 좋은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컴퓨터를 구입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고객들에게 중고PC시장은 효율적인 구입처로 각광받고 있다. 선인상가는 "토요시장"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끌자 오는 7월 "토요시장 개설 1주년 기념행사"를 갖기로 하고 경품이벤트 등 대대적인 행사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터미널상가도 공동AS센터 설립기념으로 LG카드와 합작해 할부판매.경품제공 등 "럭키드로우"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오는 9월중 전국컴퓨터 총연합회와 공동으로 대대적인 "용산축제(가칭)"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이제 단순히 판다는 개념을 떠나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는 쪽으로 판매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상인과 고객이 함께 즐기고 사회봉사 기회를 갖는 것이 일반화된 판촉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