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 한해도 정보화의 거센 바람이 사회전반을 강타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산업은 이같은 정보화를 앞당기는 촉매제로 국내경제를 도약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것이 분명하다. 급팽창하는 시장규모와 유통시장의 전면개방、 끝없이 이어지는 가격파괴 등 지금까지와는 달리 일년 내내 격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컴퓨터산업의 올 한해를 주요 분야별로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주>
연간보급대수 2백만대. 국내에 PC가 보급된 지 올해로 만 10년. 10년만에 국내 PC시장은 사상 처음 2백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당 평균가격을 1백만원(본체가격 기준)으로 계산할 때 적어도 2조원이 넘는 방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여기에 모니터.HDD 등 주변기기를 포함하면 PC산업은 연간 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시장규모의 급속한 팽창에도 불구하고 올해 PC산업은 시장규모만큼이나 커다란 장애물을 헤쳐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점진적으로 열려왔던 유통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완전 개방됐으며 지난해 연말 단행됐던 수입선다변화조치의 해제로 국내 시장이 세계시장 속에 완전히 편입돼 우리의 안방에서 외국산 제품들과 치열한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분야중 유독 국산제품이 독식해왔던 PC시장에서 외국업체들의 거센공세를 국내 기업들이 어떻게 막아내는가가 올해 PC산업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국내기업들에는 커다란 위협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유통시장개방과 수입선다변화조치의 해제가 대외적인 상황의 변화라고 한다면 PC전문 대형양판점의 잇따른 등장과 참여업체의 급증、 치열한 시장선점경쟁에서 파생된 가격파괴현상 등은 대내적인 상황중 대표적인 변화요인이다.
지난해 세진컴퓨터랜드의 성공에서 보여진 것처럼 PC도 일반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박리다매가 가능한 일반 가정용품으로 전락해 세진의 뒤를 이어 다양한 형태의 대형양판점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여 컴퓨터유통산업이 완전한 하나의 유망산업으로 자리를 잡게 될 전망이다.
기존 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규참여업체의 급증、 치열한 시장선점경쟁에 따른 가격하락현상도 올 국내 PC산업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주요 5대기업이 전년대비 30% 이상 매출목표를 늘려잡고 있어 올해 PC시장을 한층 달굴 것으로 예상되며 PC사업을 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정보화에 뒤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아래 새로 PC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도 본격적인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업체들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가격파괴현상은 국내외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할인판매가 하나의 마케팅전략으로 자리를 잡은지 오래됐으며 인건비를 줄이고 그만큼 가격을 싸게 공급한다는 창고형 매장도 올해를 기점으로 점차 PC유통의 새로운 방법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는 국내 PC시장에서 올 한해는 국내 PC산업의 미래를 가늠케 해주는 원년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