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신규통신사업권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 중 삼성.현대.대우.LG 등 4대 재벌그룹을 속칭 "빅4"라고 부른다.
이들 4대 재벌은 신규통신사업자 선정과 관련, 예외없이 개인휴대통신(PCS)분야를 지원했다.
더욱이 4대 그룹 모두 통신기기 제조업체를 계열사로 보유,상당기간 동안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에게 장비를 공급해 온 업체들로서 이번에 통신서비스사업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에는 통신기기 사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활을 건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4대 재벌뿐만 아니라 한국통신.데이콤 등 이들로부터 통신장비를 공급받아 온 기존의 기간통신사업자들까지 PCS사업권의 향배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통신기기 제조업체와 통신서비스 사업자간의 영역구분이 이번 통신사업자 허가시점부터 허물어져 전면적인 경쟁체제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도 삼성.LG.대우등과 마찬가지로 이같은 이유때문에 PCS사업권 획득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삼성.LG.대우에 비해 통신산업분야에 있어서는 후발주자라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른바 삼성.LG.대우.한화라는 교환기 4사체제에 익숙해져 있는 국내 통신산업구조에서 현대가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것은 CDMA 셀룰러 시스템 공동개발업체에 참여하면서부터이다. 따라서 통신시장에서 현대그룹의 이미지는 그리 크지 않은 형편이다.
현대그룹도 이같은 점을 인정하는 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앞으로"는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지금까지 공고하게 유지돼 온 교환기 4사체제가 "CDMA"라는 새로운 화두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어느 틈엔가 현대가 삼성,LG와 함께 CDMA 개발3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통신업계의 한 자리를 꿰찬 사실도 현대의 "추진력"을 여실히 입증한 사례다.
삼성, LG에 비해 늦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한국이동통신의 울산지역 CDMA 셀룰러 시스템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통신기기업체로서의 위상을 하루가 다르게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는 후발업체로서의 약점을 단숨에 만회해 온 지금까지의 여세를 몰아 PCS사업권까지 획득함으로써 이 기회에 "통신패밀리"에 길들여진 국내 통신산업체제를 재편하겠다는 야심까지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현대는 CDMA시스템 개발업체라는 이점이 이번 PCS사업자 선정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PCS기술표준을 CDMA방식으로 정한 이상 CDMA기술을 보유한 업체에게 높은 평점이 내려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이번 PCS사업권 경쟁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국내기업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위성이동통신분야에 투자해 왔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 초 미국 로럴사와 퀄컴사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저궤도위성을 이용한 이동통신서비스인 "글로벌스타" 프로젝트에 전체지분의 6.7%인 3천만달러를 출자,위성이동통신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현대는 글로벌스타 프로젝트에 투자함으로써 지분참여에 따른 배당 수익외에도 한국.중국.인도.태국.헝가리.칠레 등 모두 20개국에서의 서비스 영업권을 확보했으며 위성제작사업, 단말기 제조 판매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전자를 PCS사업권 경쟁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현대전자는 지난해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위성서비스사업단을 올들어 통신서비스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홍성원부사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현재 통신서비스사업본부내에 30여명의 인원으로 PCS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사업허가신청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는 현대전자가 33%의 지분을 갖는 법인을 설립키로 하고 현재 컨소시엄구성작업을 진행중이며 사업계획서의 작성은 이미 완료한 상태다.
<최상국기자>
현대그룹 통신서비스 홍성원 사업본부장
"현대는 한국의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온 기업입니다. 특히 건설, 자동차, 조선 등 기간산업 분야에서 현대그룹의 "컬러"를 만들어 왔습니다.
현대그룹이 통신서비스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것은 이같은 그룹의 컬러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통신도 한 국가의 기본적인 인프라중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현대는 기간인프라 사업에 참여한다는 생각으로 통신사업에 나사고 있습니다.
PCS사업은 기존의 독점사업자들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최소 5개 이상의 경쟁사 틈바구니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 남아야만 사업을 제대로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는 이미글로벌스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세계를 대상으로 한 이동통신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우리가 목표로 한는 것은 한국시장이 아니라 세계시장이며 지구촌 가족을 대상으로 보다 질높은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대의 기본이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