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교육용 CD롬의 성공조건

교육용 CD-ROM 타이틀 만들기를 4년반 가까이 해오다 보니 『어떻게 만들어야 좋은 교육용 CD-ROM 타이틀이 되나』라는 질문을 심심치 않게 받는다. 『CD-ROM 이란 이런것이고, 이속에 교육적인 내용이 들어있으며 이것이 타이틀이다』라고 열심히 설명하던 것이 불과 4년전 일인데 이에 비하면 좋은 교육용 타이틀 제작에 대한 질문은 상당히 세련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선뜻 대답하기에는 어려운 질문임에는 틀림없다. 게임 타이틀은 단지 재미가 있어야된다고 간단히 대답을 하면 100점 만점에 80-90점은 받을 수 있겠지만 교육용 타이틀은 이렇게 간단하지 않은데 어려움이 있다.

교육용 타이틀이란 교육적인 내용, 재미있는 구성, 사용자 수준에 알맞는 내용 전개, 쉬운 사용 방법, 학습 성취도 향상을 겨냥한 구성등 어려운 낱말만 늘어놓게 된다. 그렇다면 교육용 타이틀을 만든다는 것이 이렇게 복잡한 것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왜 이토록 복잡하고 어렵게만 생각하느냐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총론과 각론을 혼동하여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육용 타이틀은 교육적이어야 한다.』라는 총론을 각각의 세부 각론마다 철저하게 실천을 하면 좋은 교육용 타이틀이 될 것이다. 그 이외의 사항들은 교육용이건 아니건간에 CD-ROM 타이틀의 일반적인 속성에 불과하다. 그런데 타이틀 제작자들이 총론과 각론을 혼동하여 총론을 무시하고 각론에만 매달려 문제를 해결하려고 몰두하기 때문에 좋은 교육용 타이틀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교육적인가? 첫째는 타이틀의 교육목적이 한정적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교육용 타이틀들은 여러가지 목적을 한 타이틀에서 달성하기 위한 구상과 기획을 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중요한 점은 여러 교육 분야중에 어떤 분야의 교육목적으로 타이틀의 주제를 한정시키느냐 하는 점이다. 세편 동시상영이나 옴니버스 형태의 여러 교육분야를 한 타이틀에 포함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한가지 주제를 대상으로 최상의 타이틀을 제작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좋은 타이틀을 만들 수 있다.

둘째로 내용 구성이 교육적이어야 한다. 주제가 설정되고 사용 대상이 정해지면 이에 알맞은 교육적인 내용구성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너무 흥미 위주의 구성에 치중하다 보면 교육효과를 절감 시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여러 단원의 연결 부분에 화려하고 복잡한 구성보다는 각 단원의 개별 내용 구성시 교육효과를 증진 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흥미요소를 적용하는 것이 교육적인 내용 구성의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철저한 검증은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셋째로 표현 방법이 교육적이어야 한다. 문장 내용, 말의 표현 방법, 화면의 내용, 심지어 각종 음향효과와 배경 음악까지 내용을 표현하는 모든 세심한 부분에 비 교육적인 요소를 배제하여야 한다. 비 교육적인 요소가 가급적 적은 타이틀일수록 좋은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부분은 많은 타이틀 개발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이것은 너무 안일한 제작 자세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에 동물을 소재로한 어린이 교육용 타이틀을 제작하면서 어린이의 흥미만을 생각하고 동물의 특징을 무시한 경우, 동물학자인 부모가 아이에게 이 타이틀을 사주겠는가. 제작자는 이러한 점까지 생각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 교육용 타이틀을 만들기 위하여 이 세가지 모두가 당연한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렇게 당연한 사항들이 제대로 갖추어진 교육용 타이틀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 이 조건을 만족하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지만, 많은 교육용 타이틀 개발자들에게도 이글이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광데이타테크 박지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