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버그를 잡아라.」
서기 2천년을 불과 2년 몇 개월 앞두고 전세계 컴퓨터업계와 인터넷이 역사상 유례없는 거대 버그를 잡기위해 술렁이고 있다.
「서기 2천년 1월 1일」.
유능한 비서로만 알고 있던 컴퓨터가 00으로 표기되는 2천년의 연도를 1천9백년의 그것으로 착각하는 대 실수를 범한다면.....]
인터넷에 사이트를 마련하고 있는 거대 컴퓨터업계 및 유력 언론들은 서기 2천년을 맞이하며 초래될 지도 모를 거대 컴퓨터혼란에 대비,일제히 경각 사이렌을 울리기 시작했다.
「째깍..째깍..째깍..시간은 문제의 그 2천년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서기 2천년을 앞두고 전세계 컴퓨터 사용자들과 네티즌들을 향해 울려퍼지는 이 경고 사이렌의 주 내용은 천년의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결코 많지 않다는 것.
컴퓨터 전문가들은 인터넷상에 게재한 기고문들을 통해 [컴퓨터 시스템을 수정하고 이에 대한 테스팅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우리의 예상을 넘어설 지도 모른다.]며 발빠른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만약 천년의 버그를 잡지 못한다면 하늘을 날고 있던 비행기가 충돌사고를 일으키거나 자동차의 엔진이 작동을 멈추는 것과 같은 큰 사고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컴퓨터가 00으로 표기된 2천년의 연도를 1천9백년으로 인식하게 될 경우 국가 재정담당부서나 은행,보험 등의 금융업계는 물론 서비스 요금을 책정하는 모든 기업들까지도 잘못 계산,작성된 전표들로 한바탕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혼란의 진원지는 컴퓨터상의 연도표기.컴퓨터의 데이터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연도를 표기할 때 앞의 두자리를 생략했던 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앞의 두자리를 생략해 연도를 표기했던 것이 비단 20세기의 일만은 아니지만 지난 80년대 들어서야 컴퓨터의 보급이 활발해졌던 점에 비춰 전세계는 역사상 유래없는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는 곳은 [Year 2000] 사이트(http://www.year2000.com/cgi-bin/clock.cgi).
[천년의 버그] 수정위원회 [Year 2000]의 위원장 피터 드 자거씨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 곳에는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의 시급함,논의의 쟁점 등을 설명하는 각종 기고문들이 연이어 게재되고 있다.
지난 12월 처음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Year 2000]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만도 12만 6천명을 넘어섰다.
컴퓨터업계의 대부격인 미 IBM사도 내부 연구작업과 별도로 [Year 2000] 인터넷 사이트(http://www.s390.ibm.com/stories/tran2000.html)를 만드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C위크]지와 CNN도 인터넷 뉴스서비스를 통해 이 내용을 특집으로 보도,네티즌들을 자극하고 있다.
[2천년까지 남은 시간은 1천84일 5시간....]
[천년의 버그]가 수정되는 시간까지 째깍거림을 계속할 [Year 2000]의 시계를 누굿하게 관망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일 지 주목된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