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자격 시험 이대로 진행할 수 없다」
천리안 네트워크 유저 동호회를 비롯, 유니텔 정보검색 포럼등 국내 5대 컴퓨터통신망 동호회가 현재 민간 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자격시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공개 도전장을 던졌다.
인터넷 자격시험을 둘러 싸고 5대 동호회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초유의 일」이지만 3만명이 훨씬 넘는 회원을 거느린 이들이 국내 정보통신 사용자의 여론을 주도하는 핵심 네티즌들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벌써 그런 조짐이 현실화되고 있다. 「동호회 연합군」의 문제 제기에 밀린 인터넷 시험 주관단체들은 전형료를 인하하는가 하면 「부정시험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급기야 오는 15일에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인터넷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정보통신진흥협회 교육소프트웨어진흥센터 한국생산성본부의 시험관계자와 동호회 연합대표 언론사 기자들이 참석하는 「인터넷 인증시험에 관한 공개 토론회」가 연세대 장기원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동호회 연합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민간단체에서 시행하는 인터넷 시험이 「과대 포장」된 채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인터넷 유저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시험이 마치 취업에 반드시 필요하거나 큰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홍보돼 응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들에게 「쓸데 없는 환상」을 심어주고 있고 일부에서는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움직임마져 노골화되고 있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유니텔 정보검색 포럼의 윤기훈 대표시삽은 『지난달에만 6백여명의 신규 회원이 가입했고 이들은 거의가 학생들이었다』며 『인터넷 시험 응시를 희망,이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거나 시험 내용, 취업 여부에 관한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호회는 회원들의 요구를 수용, 이를 지원해야 하지만 그들이 인터넷 시험에 대한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하고 『심지어 학생들로서는 큰 돈인 수십만원의 수강료를 지불하고 학원에 다니는등 문제가 있어 「실상」을 알리는 작업에 동호회가 직접 나섰다』고 말했다.
동호회 연합은 이 때문에 「정보검색사」등 그럴듯한 명칭으로 과대포장돼 마치 취업의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진 인터넷 시험의 성격을 「인터넷 기초 활용능력 평가」처럼 바꾸어야 일반인들이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PC 사용자라면 누구나 워드 정도는 기본으로 다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시험 역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자격 시험을 통과해도 이를 취업시 우선 반영하겠다는 기업은 현재 전무한 상태이다. 또 지금과 같은 정보검색 교육으로 과연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제대로 충원할 지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외에도 1차 시험을 PC를 통해 온라인으로 치르는 현재의 방식은 부정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고 시험 기관의 시스템 환경이 과연 이를 감당할 만한지에 대한 의문, 응시자의 접속 환경 차이 해결등 난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시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자격증은 요즈음 같은 불황기에 취업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동회회 연합도 이를 인정하지만 이들은 「자격증 장사」에는 단호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회원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새로운 언론으로 부각되고 있는 컴퓨터통신망에서 동호회는 막강한 이익 압력 집단으로 또오르고 있다.
<이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