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신조류] 대학 "영상방송제" 활짝

대학 방송국이 오디오시대에서 비디오문화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몇몇 대학에서 시도됐던 영상방송제가 올해들어 대부분의 대학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이제는 대학도 영상문화시대를 맞고 있다.

그동안 대학 방송제는 세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디오만을 고집함으로써 대학생들에게 「지루하다」는 반응만을 안겨줬다.

대학생들로 부터 외면 당한 방송제가 최근들어 학교차원의 과감한 지원과 방속국원들의 노력으로 영상문화를 통해 이제 다시 축제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외대 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듣는 매체에서 보는 매체로 가는 문화적 변화를 대학이라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거부할 수는 없다』면서 『자기 대학 학생들이 주 고객이지만 대학내에서 방송국이 갖는 역할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들이 원하는 문화로 가지 않으면 방속국존립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 방송국은 기획단계부터 신세대에게 어필할 시각적인 화려함을 적극 추구하고 있으며 그러한 연출은 영상을 부각시킴으로써 더욱 극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해 영상 방송제를 처음 시도한 광운대의 「월계 방송제」는 아이디어의 참신함과 다양한 영상물을 제공함으로써 대학 방송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컴퓨터 그래픽 등을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형태를 이용한 영상물로 제작,학생들로부터 상당한 반응을 일으켰다.

건국대 방송국도 비디오물에 중점을 두어 제작한「탈선인가, 신세대 문화인가」와 「외국인 강사의 하루」를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 등을 소개했다.이밖에 한국외대는 「소외」라는 주제하에 「상계동 올림픽 뒷 이야기」와 「전생을 찾는다」등을 영상물로 꾸며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숙명여대도 「펑크록, 주류 문화에 대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영상음악제를 시도했다.

숙명여대 한 학생은 『학생들에게 영상문화라는 이미지는 그 어느 것보다 솔깃한 매체인데 그동안 방송제는 듣는 형식 일변도여서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며 『이번에 시도한 영상방송제는 멀어져간 학생들을 다시 하나로 모을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어설프지만 실험적 모습이 기성방송국에 비해 훨씬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현재 TV 방송국을 개국한 대학은 중앙대, 서강대, 한양대 등이며 광운대, 건국대, 숙명여대 등도 개국을 서두르고 있다.

아직 대학의 영상방송제는 장비부족과 연출미숙 등으로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외면해온 학생들을 다시 하나로 모을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대학가의 새로운 문화정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