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소비자들이 하루에 1, 2회 커피자동판매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자판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판기를 통한 식품판매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 자동판매기 판매업협동조합이 지난해 12월 서울 및 경기지역의 20대 이상 남녀 5백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자판기의 존재가치에 대해 응답자들의 55.9%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기기」라고 응답한 반면, 나머지는 「불필요하다」 또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이다」라고 응답했다.
조사대상자들은 자판기 사용시 가장 불편한 점을 「돈만 먹고 내용물이 안 나올때(55.5%)」라고 답했으며 「잔돈이 없어 사용하지 못했을때(30.4%)」, 「내용물이 품절됐을때(14.1%)」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들은 특히 우동자판기를 비롯해 스낵, 피자, 라면, 감자튀김 등의 식품류 자판기에 대해서는 전체응답자 가운데 63.3%가 위생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캔자판기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다소 불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들은 인근에 상점이 없거나 문을 닫았을 경우 자판기를 편리하게 이용하지만 캔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음료의 가격이 편의점이나 소매점보다 싸도 「유인점포를 이용하겠다(55%)」고 답했다. 이는 캔자판기의 음료가 다양하지 못하고 비싸며 지폐를 사용할 수 없거나 지폐식별기 사용이 번거롭고 고장이 잦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95년부터 출시돼 제법 인기를 끌고 있는 복권 복합형 자판기와 관련, 응답자들의 76.3%가 일반자판기에서 복권이 판매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한다며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또한 주류자판기 도입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의 83%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으며 건강증진법 시행에 따른 담배자판기 철거와 관련, 비흡연자의 경우 철거에 관심이 없거나 철거에 동의했고(76%) 흡연자들은 반대(24%)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영화티켓 예매라든가 밴드류, 드링크류, 소화제 등 기본의약품의 자판기 판매에 대해서는 각각 45.2%, 46.9%가 찬성했다. 또한 자판기로만 구성된 상점인 자판편의방에 대해 43.8%가 「값만 싸면 적극 이용하겠다」고 답해 자판편의방이 새로운 업종으로 등장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