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12.1인치 패널의 급부상이었다. 화면 대각선 길이 12.1인치의 TFT LCD패널이 종전의 10.4인치 패널을 대신해 대부분 노트북PC용 디스플레이로 채택되면서 이 시장은 일시에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으로 돌아섰다.
10.4인치 패널이 노트북PC용 주력으로 상당기간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 관련 설비확충에 열을 올렸던 TFT LCD업계는 12.1인치 패널이 순식간에 시장 주력제품으로 등장함으로써 곤욕을 치러야 했다.
올 들어서는 13.3인치 패널이 지난해 12.1인치와 같은 바람을 몰고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반 기대 반의 예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주 수요처인 노트북PC 메이커들의 동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IBM을 시작으로 13.3인치 패널을 탑재한 노트북PC가 이미 등장한 이상 디스플레이가 주요 구매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는 시장특성을 감안할 때 노트북PC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13.3인치 패널을 장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트북PC의 고기능화에 따른 고해상도 요구도 13.3인치 패널의 급부상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최근 「궁극적으로는 별도의 카드없이 동영상, 음성 등 멀티미디어기능 구현」을 지향하고 있는 MMX칩의 등장은 노트북PC의 고해상도 요구를 한층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트북PC용 TFT LCD패널의 해상도도 8백×6백도트인 SVGA급에서 한단계 높은 1천24×7백60도트의 XGA급으로 올라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언제 그 시기가 올 것인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노트북PC용 TFT LCD패널의 해상도가 XGA급으로 정착되면 기존 12.1인치는 기술상의 문제로 급속히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2.1인치 패널은 SVGA급에는 적합하나 XGA급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12.1인치 패널에 XGA급 해상도를 구현하면 화소의 크기가 2백40미크론으로 작아져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 부적합하나 13.3인치 패널에서는 2백64미크론으로 커져 12.1인치에서 나타나는 찌그러짐 현상 등 시각장애를 방지할 수 있으며 A4크기의 기존 노트북PC에도 무리없이 탑재할 수 있다.
그 때문에 13.3인치 TFT LCD 패널은 노트북PC의 고해상도 요구와 맞물려 12.1인치 패널을 밀어내고 어느 시기엔가 폭발적인 수요증가가 일어날 전망이고 그 시기도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