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능력을 가진 컴퓨터 또는 기계를 개발하기 위한 인문, 사회과학분야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국책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본격 착수된다.
과학기술처는 인공지능, 신경망 컴퓨터 등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사람의 인지과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소프트과학에 대한 연구를 국책 연구개발 사업과제로 선정, 오는 2004년까지 2백71억원을 투입,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다고 16일 발표했다.
과기처는 이를 위해 연구개발정보센터, 원자력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지능연구센터 등 산하 출연연구소와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의 인공지능, 인지심리학, 언어학, 전산학 등 여러 전문 분야 전문가를 대거 참여시킨 국내 최대규모의 학제간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소프트과학의 주요 연구내용은 인간이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 즉 인지과정을 주로 연구하는 인간, 기계, 환경 등의 인터페이스와 인간을 대신해 비행기 시간을 알아보고 표를 예약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흔히 정보 에이전트(대리인)라고 불리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이다.
또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크게 바꿔 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상현실 세계의 인지활동 연구와 기계가 그곳에서 적응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하고 기계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의 연구도 함께 추진된다.
과기처는 이러한 연구가 정보, 가전과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좀 더 사용이 편리한, 사용자 중심의 설계 및 제품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같은, 부분적으로는 인간보다 우수한 지능을 가진 기계의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외국에서는 미국에서 1백여개 대학과 기업체에서 인지과학전문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고 유럽은 90년대 초부터 미래기술개발(FAST) 프로젝트에 인지과학 분야를 포함시켜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일본에서도 ATR 산하 인간정보처리연구소를 중심으로 지난 92년부터 1백60억엔을 투입하는 등 90년대 초부터 인지과학 분야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