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공단의 경쟁력

공업단지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제조생산 활동의 장을 제공하고 소득증대와 고용창출 등 수많은 유발효과를 통해 국가경쟁력과 기업경쟁력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얼마 전 한 연구소에서 세계 7개국, 16개 공단의 경쟁력을 비교평가한 보고서가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이에 의하면 경쟁력있는 공단으로 미국, 싱가포르, 프랑스, 영국 등의 순으로 평가되었고 한국의 공단은 하위권(광주평동 외국인 전용공단 10위, 청주 과학산업단지 11위, 군장국가공단 15위)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 보고서는 비교대상 공단이 그 국가의 대표적 공단으로 보기 어렵고 국가별로 경제, 사회적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조사결과를 가지고 각국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국가별로 공단수준을 파악하는데는 좋은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아직까지 우리나라 공단의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게 된 셈이다.

공단의 경쟁력은 공단이 입주업체의 생산활동에 얼마 만큼의 효율적인 인적, 물적, 시간적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공단의 경쟁력은 결과적으로 입주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품질과 가격에 반영되어 기업경쟁력, 더 나아가서는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단을 개발할 때 이 부분에 대한 폭넓고 깊은 고려가 필요하다.

공단의 경쟁력은 단순히 地價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국가와 지방정부의 금융, 재정지원 능력과 사회간접자본 수준, 인적자원 수준, 과학기술 수준,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임금 수준, 더 나아가서는 개발자와 입주자에 대한 조세지원 및 행정지원을 포함한 각종 인센티브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우리의 경우 아직도 분양률이 저조한 광주첨단산업단지, 평동공단, 대불공단 등이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지만 지정학적 여건을 별도로 생각하더라도 수도권 등 타지역의 공단에 비해 경쟁력이 앞선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미분양공단 뿐만아니라 기존 공단에 대해서도 타공단과의 경쟁력을 비교 평가해서 이의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지방공단에 대한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인력 유입을 위한 정책과 제도개선 등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지방공단에 입주하려는 업체들이 인력확보 문제때문에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않다는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또 공단에 입주해 제조활동을 하는 기업들중 상당수가 사회간접자본의 미비와 지원 또는 육성제도 미흡으로 제대로 사업을 펼칠 수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는 점을 되새겨봐야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공단은 산업의 젖줄이다. 이 젖줄이 건강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더우기 전자산업은 국내외적으로 급속한 변화속에서 순발력있게 대처하지 못하면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에 공단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하겠다.

<朴賢守 대우전자 광주공장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