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보통신 김용서 사장>
정보시스템분야는 국내 유수의 그룹사와 기업들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각 그룹사는 정보시스템 구축 및 관리업무를 주요 사업내용으로 하는 시스템통합(SI)업체를 설립, 정보인프라 구축과 첨단 정보통신 서비스사업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SI 관련사업이 각광을 받는 데는 정보화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과제로 부상하고 있는데다 공공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분야의 신규 수요가 날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I 전문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은 쌍용그룹의 정보시스템부문을 총괄하는 기업으로 SI, 지리정보시스템(GIS), VAN, WAN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 진출, 기술력과 영업력을 인정받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의 김용서 사장을 만나 새해 계획과 포부 등을 들어봤다.
-올해는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요인으로 SI사업의 전망이 그렇게 밝은 편이 아닙니다.새해 SI업계 전망은 어떤지요.
우리 회사는 지난해 2천3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대비 4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다른 SI업체와는 달리 전체 매출에서 그룹사 매출비중이 25%대로 낮은데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성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로 SI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 회사도 이같은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결코 비관적인 상황만은 아닙니다. 사회간접자본(SOC) 관련분야의 정보시스템 수요와 기업의 전산투자 확대로 SI 시장규모가 작년의 4조5천억원에서 올해 6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 금융, 국방, GIS 등의 분야는 시장전망이 매우 밝습니다. SI업체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정보화의 물결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조직을 정보통신 기술추세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면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성장을 기록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쌍용정보통신의 올해 경영방침은 무엇인지요.
올해 저희 회사는 「공격적 경영을 통한 사세 확장」을 모토로 내세웠습니다. 공격적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선 전략적인 차원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과 고부가가치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육성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특히 통신분야의 시스템 설계 및 구축, GIS, 교통정보시스템(ITS), 물류정보시스템, 인터넷은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전사적인 고객만족체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고객만족체제 구축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왔으나 아직 미흡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상품에 대한 만족도를 한층 높이고 사전, 사후 서비스를 차별화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우리 회사가 지난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장기비전 프로그램인 「리드 2000」을 올해에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각 사업부문의 효율성을 증대시킴으로써 명실상부한 SI업체로 새롭게 도약, 지난해보다 52% 성장한 3천5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올해 경영방침 중 하나인 고부가가치 전략사업 발굴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요.
기존 사업만으로는 2000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전통적으로 쌍용이 강점을 갖고 있는 통신망 구축, GIS, VAN 등의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만 2000년에 SI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GIS기술을 활용,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한 차량항법장치인 「인터로드」의 양산체제에 들어가고 인트라넷 그룹웨어인 「사이버오피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멀티미디어, 인터넷, 교통정보시스템시장에 신규로 진출하고 금융, 통신 등 분야별로 신규 사업을 발굴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금융, 통신분야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가동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특히 금융분야의 경우 현재 정부가 마련중인 금융개혁방안이 구체화되면 정보시스템분야에서 많은 수요가 새롭게 창출될 것입니다.
-SI분야는 아직 국내기술력이 매우 취약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컨설팅분야는 시장개방을 앞두고 있어 외국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외국 컨설팅업체들의 국내 진출에 대비해 산업별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현안입니다. 그러나 국내 SI업계는 고객의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컨설팅인력이 태부족인 상태입니다. 그간 교육분야에 신경을 많이 써왔으나 재원부족 등으로 생각만큼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오지 못한게 사실이지요. 따라서 올해는 교육사업 활성화와 인재육성에 힘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특히 그간 전산전문 인력양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교육센터를 보다 충실하게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올 2월부터는 교육센터에 SI과정을 신설, 산업별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일조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외국 컨설팅업체의 국내 진출을 꼭 부정적인 시각에서 볼 필요만은 없을 듯합니다. 어차피 국내 컨설팅시장은 국내 SI업체들이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외국업체들이 국내 컨설팅시장에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독자진출보다는 간접진출이 많을 것입니다. 즉 국내 SI업체와 제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내업체로선 선진 컨설팅기법이나 노하우를 하루빨리 익히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지난해 국내 SI업체들은 중국, 미국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제 국내 SI업체들도 국내에서 개발된 솔루션을 갖고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해외시장 진출방안은 무엇입니까.
단순히 국내시장을 수성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공격적 경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히 쌍용이 전략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통신망 구축 및 설계분야와 GIS분야에서 동남아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GIS분야에선 올해 구체적으로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현재 인도네시아 등의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해외부문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 김석준 그룹회장이 그룹사장단회에서 쌍용정보통신에 대해 많은 관심을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쌍용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자나 통신사업의 비중이 적고 그룹 시스템관리(SM)업무의 통합도 미진한 상태입니다.
이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그룹의 정보통신분야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김 회장께서도 정보통신분야의 중요성을 인식, 쌍용정보통신이 그룹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각종 사원 복지대책을 강구하도록 당부하셨습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회사에 거는 기대도 매우 크지요.
-최근 연봉제와 팀제 등 신인사제도를 도입하고 회사조직도 전면 개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미는 무엇인지요.
올해부터 새로 도입한 신인사제도는 창사 이후 최대의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노력하는 직원에게 응분의 보상을 제공하고 최고의 전문가로 키우기 위한 것입니다.
특히 기술변화 속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과장, 부장 등 직제 대신 선임, 책임 등 직무능력 위주로 개편하고 사업본부제를 도입, 본부별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같은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꾀할 생각입니다.
-SI업체들은 선진 외국업체에 비해 아직 기술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 SI업계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있을까요.
사실 국내 SI업체들은 그동안 외국의 시스템설계 방법론이나 정보시스템기술에 상당부분 의존해왔습니다. 특히 대형 공공 프로젝트의 경우 국내기술 부족으로 외국의 선진기술을 채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실정에 적합한 정보기술이나 시스템설계 방법론을 개발, 보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극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SI분야의 기술자립을 위해 지난해 말 국내 실정에 적합한 시스템설계 방법론을 개발, 보급에 나섰으며 컨설팅분야 전문 인력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SI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정부 당국의 지원책도 필요합니다.
특히 대형 공공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는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공공 SI사업을 발주할 경우 국내업체를 주계약자로 선정하는 것을 의무화하거나 제조업체에 준하는 금융지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봅니다. 또 제안비용을 발주처 부담으로 처리, 대형 프로젝트 제안시 발생하는 업계부담을 경감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별로 중점 육성분야를 선정,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