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올 컴퓨터시장 부문별 기상도 (10);워크스테이션

올해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경제 침체에 따른 전산투자 축소와 성능고급화 경쟁으로 그 어느 해 보다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업체간의 싸움이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전산투자 위축은 중대형컴퓨터 기종에 관계없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특히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워크스테이션의 경우 불황의 여파가 유닉스 서버 및 대형컴퓨터에 비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왜냐하면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의 주 수요처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대형 수출주도산업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들 3개 업종의 경우 올해 수출 부진으로 설비 투자를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그래픽 워크스테이션의 수요처로 알려진 전자출판, 광고업계의 경우 국내 기업들이 이 부문 예산을 올해 가급적 줄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신규 투자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업계를 우울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워크스테이션 수요 기반이 취약해 지고 있는 가운데 수요층의 기대 요구는 갈수록 높아져 제품의 성능 및 가격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같은 요인을 감안할 때 올해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10% 정도 늘어난 2천3백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우선 64비트 시스템의 정착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거의 모든 워크스테이션업체가 하드웨어(마이크로프로세서)측면에서는 64비트 시스템을 출시했으나 운영체계 및 응용소프트웨어는 아직까지 32비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상당수 업체가 64비트 운영체계와 응용소프트웨어를 채용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4비트 시스템의 보편화와 더불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 향상을 통한제품 고급화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클럭 스피드가 올해보다 30∼50%이상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와 병행, 그동안 저가 워크스테이션에서 일부 채용되기 시작했던 펜티엄계열의 CPU가 고급 워크스테이션에 장착되기 시작하는 것도 올해 주목되는 사안이다. 이에따라 인텔칩이 유닉스 서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듯이 올해에는 인텔칩 베이스의 워크스테이션이 기존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상당 부문 잠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그동안 상용시장에서만 적용되던 오픈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이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들어 그동안 메인프레임에서 사용이 가능했던 「카티아」 같은 기계설계소프트웨어가 한국IBM의 워크스테이션은 물론 한국HP, 한국실리콘그래픽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의 워크스테이션에도 지원이 가능하게된 데 따른 것이다.

기술 경쟁과 더불어 올해에는 기존 영역별로 특정업체가 우세한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 구도가 상당부분 무너질 전망이다.

이미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범용 워크스테이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그래픽워크스테이션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온 한국실리콘그래픽스가 엔지니어링 분야에, 한국HP, 한국IBM 등이 그래픽분야 및 범용 시장 공략에 각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 삼보마이크로시스템즈 등 국내 업체들도 워크스테이션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어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을 더욱 불을 뿜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