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사, SW업체에 잇단 투자

창업투자회사 등 벤처캐피털사의 소프트웨어업체들에 대한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1월 현재까지 벤처캐피털사의 자금지원이 확정된 곳은 퓨처시스템, 비트컴퓨터, 핸디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등 4개사에 이르며 나눔기술, 휴먼컴퓨터 등 4∼5개사가 추가로 투자대상 물망에 올라 현재 서류심사를 받거나 실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털사의 소프트웨어회사에 대한 투자방식은 일정 지분의 주식(액면가 5천원)을 기업 이미지나 주력제품 인기도에 따라 1주에 2만5천원에서 9만원까지 평가해서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회사들은 벤처캐피털사로부터 유입된 자금으로 자본금 규모를 늘리거나 재투자 기회를 확대하는데 활용함으로써 일반 금융기관이나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기업 및 제품경쟁력 제고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투자대상이 소프트웨어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이 분야가 가장 유망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인 데다 정부의 산업 중점육성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처음으로 한글과컴퓨터가 산업은행과 제일창업투자로부터 유입된 40억원을 증자와 장외등록 등에 적절히 활용하면서 효과를 본 것도 후속투자가 잇따르게 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4개사 투자현황은 우선 지난 12월 말 결정된 퓨처시스템(대표 김광태)의 경우 투자회사인 LG창업투자가 액면가의 18배(9만원)로 평가했으며 유입자금 규모는 8억원이다. 이 회사는 이를 계기로 9억원이던 자본금을 20억원으로 늘렸으며 오는 7월 말 장외등록을 목표로 4월부터 본격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역시 12월 말 결정된 비트컴퓨터(대표 조현정)는 제일창업투자에 의해 액면가의 14배∼16배(7만원∼8만원) 평가를 얻어냈으며 같은 달 7만원으로 평가된 1차 자금 8억원을 유입한데 이어 이달 말 8만원으로 평가된 2차 자금 17억원을 추가로 받아들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증자와 함께 오는 4월 장외등록을 완료할 방침이다.

핸디소프트(대표 안영경)는 지난 8월 세계 5대 벤처캐피털 가운데 하나인 싱가폴투자청과 대우증권으로부터 액면가의 6배(3만원) 평가를 얻고 모두 40억원은 자금을 받아들였다. 핸디소프트는 이 자금 모두를 증자과정에 투입, 10억원이던 자본금을 50억원으로 확대하고 내년 초 장외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이 소프트웨어분야에 눈을 돌리도록 계기를 마련해준 한글과컴퓨터(대표 이찬진)는 지난 6월 말 산업은행과 제일창업투자 등으로부터 액면가의 5배(2만5천원)를 기준으로 지분 20%를 이들 기관에 매도, 모두 40억원의 자금을 받아들였다. 한글과컴퓨터는 이 직후 10억원이던 자본금을 39억원으로 증자하고 장외등록을 마쳐 한때 주가가 10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핸디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의 액면가 평가가 낮은 것은 당시 벤처캐피털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서 두 회사가 성공적인 출발을 보이자 퓨처시스템과 비트컴퓨터의 평가액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투자 대상으로 결정된 소프트웨어회사들의 액면가는 10배∼20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는 1월 말 현재 52개의 창업투자회사를 비롯, 4개의 신기술금융회사와 관련 계열사를 갖지 않은 증권사, 종합금융회사 등 모두 70여개의 벤처캐피털투자회사들이 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