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신조류]「3차원 시뮬레이션」 붐

사자위에 올라 타 험한 킬리만자로를 오르는 모습이나 애인과 함께 해변가에서 비키니 복장으로 멋있는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생각만해도 스릴이 넘치고 즐겁다. 이처럼 컴퓨터를 통해 재현할 수 있는 3차원 시뮬레이션이 요즘 대학가에서 한창 유행이다.

3차원 시뮬레이션이란 컴퓨터에 얼굴을 입력한후 이를 합성처리해 사진으로 보여주는 첨단 기술이다.

인하대와 단국대,숭실대 등의 컴퓨터 관련학과에서 지난해 가을 학과축제때부터 일기 시작한 3차원 시뮬레이션이 다른 대학으로 확산,겨울방학인데도 학생회관등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단국대 컴퓨터공학과 한 학생은 『지난해 가을 학과축제때 시범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제공했다』며 『그 이후에 학생들로부터 언제 다시 제공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많아 이번 겨울방학때 학과사무실에서 제공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높은 반응에 놀랐다는 것이다.

3차원 시뮬레이션에는 세계의 명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여행천국 모드와 고양이나 스핑크스 등 재미있는 소재들을 자신의 얼굴과 합성한 형태 모드, 한 남자와 여자가 아이를 가졌을 때의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러브 러브 모드 등이 있다.

이중 단연 인기는 러브 러브 모드. 러브는 1인 또는 2인 모두 사용할 수 있다. 1인이 사용할 경우는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반대의 성의 얼굴 사진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2인의 경우는 한명은 여자이고 다른 한명은 남자여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 잠시 앉아 있으면 컴퓨터가 각각의 얼굴을 읽어 5~6세 가량되는 가상 2세 얼굴을 출력해 낸다.

많은 대학생 커플이 재미 삼아 사진을 찍기도 하고 결혼해 아이가 있는 사람들은 출력된 사진의 얼굴이 실제의 아이들과 닮았는 지를 비교해 보기도 한다.

러브 러브모드를 이용했다는 인하대 지리정보공학과 한 학생은 『여자친구와 함께 가상 2세의 얼굴을 출력했는데 상당히 흥미로 웠다』며 『3차원 시뮬레이션이 학생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어 책갈피 등에 한 두장씩은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때문에 본의 아니게 곤혹을 치른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숙명여대 한 학생은 『남자친구와 해변가에서 서있는 모습을 합성한 사진때문에 친구들에게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며 『보다 건전한 방향으로 컴퓨터합성이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변화해 보려는 대학생들의 의식변화는 또하나의 캠퍼스 컴퓨터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