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해 가전산업 품목별 전망 (7);오디오

올해 오디오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몇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기하강을 어떻게 하면 완화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해 카세트류(1천6백억원)를 제외한 순수 오디오와 관련, 시장규모는 4천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 수치는 전년도인 95년에 비해 15% 가량 줄어든 것으로 몇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역시 이같은 추세가 지속돼 업계가 추정하는 올해 오디오시장 규모는 카세트류(2천6백억원)를 제외하면 지난해 보다 4백억원 가량 줄어든 3천6백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헤드폰 카세트, 포터블 CDP 등 카세트류 시장은 지난해 1천6백억원에서 올해 2천6백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돼 오디오시장에서 가장 전망이 밝은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올해 오디오 시장규모는 국내 오디오 업체들만의 추정치이며 유통시장 개방으로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중국 및 동남아산 오디오 제품까지 포함하면 카세트류를 제외한 오디오 시장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올해 시장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오디오업체들은 살아남기, 경쟁력 갖추기 전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몇년전부터 중국으로 생산공장을 옮긴 가전3사가 중국산 오디오를 싼 가격에 국내시장에 판매하면서 전문업체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감에 따라 해태전자, 아남전자 등 주요 업체들도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국내 오디오 전문업체들이 중심이 돼 소니, 켄우드, 마스시타 등 외국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일제 상표를 부착한 오디오를 대거 수입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오디오 전문업체들은 이처럼 생산기지 이전, 외국 업체들과의 제휴뿐 아니라 정보통신 분야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갈수록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오디오를 계속 사업의 중심으로 유지할 경우 회사존립 여부에까지 위기를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태전자의 경우 올해 오디오 관련매출을 전체의 60%로 잡아놓고 있으나 오는 2000년대엔 이를 32%로 대폭 줄이는 대신 에너지, 정보통신, 유통 등의 사업을 58%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AV제품을 전문취급했던 아남전자 역시 최근 일본 업체와 제휴관계를 맺고 에어컨, 청소기, 일반 가전제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또 태광산업은 전화기, 핸드폰 , CT2 등 정보통신 단말기 사업을 계속 확대해 무게중심을 오디오에서 정보통신 분야로 옮기고 있으며 롯데전자도 출퇴근 관리시스템을 비롯한 시스템통합(SI)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한국샤프도 오디오 국내 생산을 최대한 줄이고 일제 샤프를 판매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오디오 업체들은 올해 미니컴포넌트와 하이엔드 오디오를 중심으로 제품개발과 판촉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미 일부 업체들은 졸업, 입학철 수요를 겨냥해 미니컴포넌트 신모델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으며 업체당 6~7개의 신모델 개발을 계획하고 있어 미니컴포넌트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그 어느해보다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국내 업체들의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공략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첨단 전자기술과 음향기술이 합쳐진 하이엔드 오디오는 단순한 전자제품의 수준에서 벗어나 하나의 예술품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지금까지 외국업체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던 분야다. 국내업체들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보다는 오디오 마니아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명품」을 개발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짙다.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참여를 선언한 업체들은 태광산업, 삼성전자, 아남전자, 해태전자 등이며 이미 일부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해 올해엔 국산 하이엔드 오디오가 풍성하게 소개될 전망이다.

<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