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문체부 97년 주요 업무계획 의미와 전망

문화체육부는 최근 발표한 97년도 주요업무계획에서 「문화정보화 체계구축」과 「영상산업 집중육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박물관, 고궁의 낡은 울타리를 보수하거나 단순히 예술창작지원에 그쳤던 데에서 벗어나 문화 관련업무를 초고속 정보통신망시대에 걸맞게 개혁하겠다는 문체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국민생활권 내로 각종 문화정보를 끌어들이는 한편 21세기 유망산업인 영상, 게임, 만화 등의 경쟁력 강화를 절체절명의 과제로 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오는 2010년까지 3단계로 추진하는 문화정보화계획은 행정, 문화, 예술, 관광, 체육, 청소년 등 10개의 세부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독자적인 정보서비스 뿐만 아니라 각 정보망간 연계를 통해 분산, 공유형의 문화 관련 정보망을 구축하겠다는 것. 이는 곧 예술, 문화의 대중화 및 선진화를 앞당기겠다는 문체부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이미 지난해 3월 25일부터 운용 중인 인터넷 홈페이지 「전자사랑방」의 기능을 확대하는 한편 「입장권예매전산망」 「사이버문화관」과 같은 문화정보 및 프로그램 공유시스템을 신규로 구축할 방침이다.

「전자사랑방」은 문화재정보(국가지정 문화재 등 1만9백95건), 전자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소장유물 등 1천4백87건), 전자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 등 1천2백58건), 전자도서관(국립중앙도서관 소장목록정보 등 62만건), 관광정보 등 각종 안내, 홍보자료들을 서비스 중이며 앞으로 청소년, 민속박물관 등에 대한 관련 정보를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국민들의 문화접촉 빈도를 향상하기 위해 구축하는 「입장권예매전산망」은 온라인 전산망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편리한 장소를 임의로 선택하고 필요한 정보와 함께 공연 및 경기장 입장권을 예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이 제도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에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이버문화관」은 문체부가 전국의 문화 관련 기관, 단체 중 30개를 지정해 초고속국가전산망지원, DB구축지원, DB운용소프트웨어 및 정보검색엔진 무상지원을 통해 문화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가상문화공간이다.

이와 함께 문체부는 영상, 만화, 게임 등 차세대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우선 관련 기간시설을 대대적으로 설립하기로 했는데 이를 정보화저작물 보호 등과 연계해 문화정보화의 밑거름으로 삼을 방침이다.

올 10월 서울종합촬영소 내에 「첨단영상테마공원」을 착공하는 것을 필두로 게임업체의 창업을 지원하고 기술지원센터로서 활용할 「게임종합지원센터」가 4백∼5백평 규모로 설립되며, 「만화의 집」 「만화의 도시」 「만화진흥재단」 등도 건립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른 만화산업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문체부는 영상물의 자율심의제 정착을 통해 관련산업 소프트웨어의 질적 향상을 도모, 한국 영상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함양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공연윤리위원회를 통해 우수 영상물을 선정 및 시상하는 한편 캐나다, 프랑스 등과 영화, 애니메이션 공동제작을 추진하고 국제영화도시에서 「한국영화주간」을 자주 열고 국제규모의 영화제를 국내 유치하는 등 세부적인 계획들을 마련 중이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