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인가. 아니면 「찻잔 속의 폭풍」으로 끝나는 것일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PC게임시장 진출을 보는 관련업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PC게임시장 참여가 앞으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일단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브랜드이미지」를 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하면 마이크로소프트사라는 브랜드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PC게임시장에서도 쉽게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갖고 있는 또다른 강점으로 「자금력」과 이미 구축해 놓은 「소프트웨어유통망」을 들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미국 CD롬 게임시장에서 1, 2위 자리를 다투는 업체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게임마케팅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시장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입장에는 단지 소프트웨어업계의 황제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 명성에 대한 두려움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사라는 브랜드와 잠재력은 상당히 위협적이다』면서도 『게임시장의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내용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명성이 게임시장에서 그대로 통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총판계약을 추진했던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출시한 「NBA 풀코트프레스」는 미국 전문게임제작사 EA사의 「NBA 97」보다 뛰어나다고볼 수 없다』면서 『이번에 출시된 게임들이 전반적으로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지만 게임 특유의 요소부족으로 국내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이번에 게임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면서 게임소프트웨어의 가격을 6만원대로 책정한 고가격 정책도 실패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게임의 소비자가격은 대략 4만∼5만원대로 이같은 국내게임시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있는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게임시장 진출에 대한 여파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파괴력을 인정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단기적으로 시행착오를 겪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게임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성공 여부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게임시장 참여를 기회로 외국 게임업체들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국내 게임시장에 실로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영세한 국내 게임업체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환경 여건을 조성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