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가전업계의 대응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의 맨 앞에 LG전자 품질센터에 있는 에코팀(팀장 최광림)이 서있다.
이 팀은 지난 94년 9월에 생겼다. 처음에는 TF팀이었지만 사내의 환경관련 업무를 종합적으로 진두지휘할 조직이 필요해지면서 정식 조직으로 신설됐다.
에코팀의 구성은 팀장을 포함해 모두 4명이다. 품질센터내의 다른 팀이 대부분 10명 안팎인 데 비춰보면 매우 작은 조직이다.
그렇지만 이처럼 작은 규모는 그만큼 이 팀의 필요성을 웅변해주고 있다.
『우리 팀이 나오기 전에는 제품 개발자들이 저마다 환경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일일이 환경관련 정보를 찾아다니게 되면서 업무가 중복되고 시간도 더 걸렸죠. 우리 팀이 신설되면서 이러한 혼란은 사라졌습니다.』
에코팀을 이끌고 있는 최광림 과장(35)의 말이다.
이제는 LG전자의 제품개발 관계자 가운데 에코팀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환경과 관련한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에코팀에 전화하는 게 LG전자에서는 일반화됐다.
에코팀이 그동안 해온 일은 그 「규모의 가벼움」을 잠시 잊게 만든다.
우선 이 팀은 가전업체에 도입 붐이 불고 있는 전과정 환경영향평가(LCA)를 전사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LCA를 LG그룹 전체로 확대 도입하는 데 있어서 에코팀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팀은 또 폐가전제품의 분해를 용이하게 하는 분해성평가(DFD) 기법을 개발했다.
무엇보다 환경에 대한 인식을 전사적으로 바꿔놓은 게 이 팀의 공로다. 에코팀은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항목을 알려진 기준보다 엄격히 한 매뉴얼을 제작해 각 사업부로 내보내고 있다.
그 결과 제품의 질과 성능뿐만 아니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은 상품화할 수 없다는 인식이 이제 LG전자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에코팀이 하는 일은 각 사업부에서 필요한 환경관련 기술을 파악해 방향을 설정해주고 지원해주는 것이다.
품목에 공통되는 기술의 경우 직접 개발하기도 한다.
기업의 환경문제 담당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환경보전과 경제성」이라는 상충된 모순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이다.
에코팀 사람들은 이 문제를 발달한 환경기술을 도입하고 인식을 전환함으로써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 팀장은 『지금까지 기업들은 부품의 표준화, 제품의 소형화, 공정의 단순화 등을 환경과 무관하게 진행시켜 왔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같은 비용절감 방안은 환경보전과 밀접하다. 여기에 환경보전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만 보태면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에코팀은 젊지만 탄탄한 조직이다. 그만큼 역할분담이 잘 돼 있기 때문이다.
안종민 대리(32)는 제품에 대한 환경평가를, 기운도 연구원(29)은 환경규격인 「ISO-14000」을, 막내인 성희순씨(28)는 각종 환경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일을 각각 맡고 있다.
팀장은 이들 구성원의 업무를 조정하면서 전반적인 방향설정을 일을 맡고 있다.
에코팀은 업무추진에 있어서의 어려움으로 전제품에 걸쳐 광범위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여러차례 각 사업부와 접촉해오면서 이전보다 어려움이 크게 덜어졌다.
국내 가전업계에서도 환경에 대한 자원투입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려는 시각이 점차 생겨나고 있다.
LG전자 에코팀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했고 앞으로 더욱 역할이 기대되는 팀이 아닐 수 없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