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역내 시장보호를 위해 반덤핑규제 강화 등 공세적 대외무역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제품의 대 EU 진출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21일 전자산업진흥회(회장 구자학)가 분석한 「올 해외통상 환경 전망」에 따르면 EU는 최근 한국산 팩시밀리에 대한 반덤핑조사에 착수키로 한데 이어 오는 6월께 있을 예정인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반덤핑 재심결과도 전략적으로 미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국산 팩시밀리에 대한 반덤핑조사가 개시될 경우 산업 피해나 덤핑 측면에서 무혐의처리 판정이 거의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진흥회는 한국산 컬러TV의 경우 우리측에서 산업무피해와 EU 내 투자증대 등을 지적, 조사 종료를 요청하고 있으나 태국, 싱가포르 등 개도국들이 연계돼 있고 EU측이 컬러TV를 전략적 산업으로 육성키로 하는 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 상반기 중 재심결과 발표가 불투명한 실정이며 팩시밀리의 경우 반덤핑 판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전자레인지에 대한 EU 업계의 제소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으며 컴퓨터 모니터와 위성방송 수신기에 대한 제소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흥회측은 밝혔다.
이같은 EU측의 움직임은 오는 99년 1월로 예정된 제3단계 유럽단일통화동맹(EMU) 출범으로 재정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데다 대외적 영향력 확대를 통해 자국과의 쌍무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EU측은 이미 기존의 역내 시장보호 수단이었던 반덤핑조치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조사 인원을 2배로 증원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등 공세적 무역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올해에는 수출시장 개선을 위해 제3국 시장장벽 조사 외에도 통신협상, 정보기술협정(ITA) 등 비교우위부문의 대외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제품의 대 EU 진출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