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CD롬 타이틀업계에 희소식이 전해졌다.구랍 27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멀티미디어시대의 새 정보전달매체로 부상오르고 있는 전자출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부가세 면제대상인도서에 전자출판물까지 포함토록 하는 내용의 「부가가치세법 및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 것이다.
이에따라 문화체육부는 그동안 접촉해온 관련학계,업계등의 입장을 정리,稅收관련주무부서인 재정경제원과 협의과정을 거쳐 오는 2월 중순쯤 전자출판물에 대한부가가치세 면제범위와 기준을 규정해 시행규칙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업계의 관심은 「과연 어디까지 전자출판물로 볼 것이냐」라는 부가세 면제의 범위에 쏠리고 있다.현행법에서 전자출판물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외국 간행물출판에 관련된 법(이하 외간법)」뿐이다.이 외간법에서 <전자출판물>은 「문자등의 정보가 전자적기록매체에수록되고, 컴퓨터등의 전자장치의 도움으로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는 물체를 말한다.다만,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것을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록 애매하게 규정되어 있지만 이같은 규정으로 보면 전자출판물의 범위는 지극히 한정되어있다.현재 출시되고 있는 문자위주의 제품은 데이타베이스위주의 산업용 CD롬타이틀과 참고자료류 정도이다.참고자료 CD롬 타이틀도 대부분 동영상이 수록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들 마저도 부가세면제 범위에서 벗어난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런 규정으로 전자출판물을 인정하면 일반인 대상의 제품에서 부가세 면제가 적용되는 전자출판물은 극소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문체부는 그동안 이러한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출판사로 등록된 업체가 납본한 CD롬 타이틀을 대부분 전자출판물로 인정해왔다.지난해 문체부 우수추천도서로 인정된 푸른하늘, 보리출판, 서울무비의 <색깔을 갖고 싶어>가그 예이다.
이 제품은 국내 CD롬 타이틀가운데에서도 가장 방대한 애니메이션이 들어가 있는 제품이다.이에 대해 한 업계관계자는 『전자출판물이란 개념을 다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매체 중심」에서 「내용 중심」으로 변경돼야 한다는 것.『전자출판물이 동영상이 사용여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전자출판물 인정여부를 결정해야한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한다.
그동안 관련업계가 줄기차게 CD롬 타이틀에 대한 부가세 면제를 주장해온 근간도 CD롬 타이틀이 도서에서 발전된 것이라는 「뿌리론」에서 출발한 것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타이틀업계는 국내 전자출판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전향적인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우선 소비자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소비자 구매를 촉진시킬수 있고그동안 2중장부 등의 문제점으로 타이틀 취급을 기피해왔던 서점들에 대한 타이틀 유통이 이루어져 CD롬 타이틀업체의 숨통이 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전자출판협회의 백원근연구원은 『이번 부가세 면제결정이 올해 완전 개방된 국내 출판시장에서 영세한 국내 전자출판 산업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알고 있다』라며 『어짜피 「논리의 문제」에서 「산업의 문제」로 넘어간 만큼 실질적으로 관련업계에 도움이 되는 법 적용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