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 15만여대(밀반입물량 제외)가 팔려 30% 가량의 신장세를 기록한 캠코더시장은 올해 다소 조정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것이 가전업계의 전망이다.
비록 보급률이 작년말로 10%에 불과하지만 불황속에서 여타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의 가파른 신장세를 이어갈만한 뚜렷한 호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황분석을 토대로 캠코더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캠코더시장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밖의 호조를 보인다고 해도 신장률은 10% 안팎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정국면을 예상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최대 관심사는 1백만원대 이상의 하이 8㎜제품의 비중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8㎜ 기종이 크지만 전체적인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데는 하이 8㎜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팔린 15만여대의 캠코더를 기종별로 분류해보면 하이 8㎜제품의 비중은 26%로 전년보다 2%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반면 8㎜제품은 전년보다 오히려 2%포인트가 증가한 73%로 집계됐다.
이같은 양 기종간 판매비중 변화는 TV수신기능, 액정화면 등과 같은 하이8㎜제품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에 부딪히고 있음을 방증해주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현재 60만∼70만원대의 일반 8㎜기종과 이 제품보다 2배정도 비싼 최고급형 하이 8㎜기종의 중간에 해당하는 가격대의 염가형 하이 8㎜기종의 출시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캠코더에 대한 가격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은 현재 10.5%가 부과되고 있는 캠코더에 대한 특별소비세율이 올 7월부터 15%로 인상되지만 업체들이 이를 내부적으로 흡수해 소비자가격에는 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을 낳게 하고 있다.
이와함께 밀반입된 일본산 캠코더가 국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5년까지 내수의 절반정도를 차지했던 일제 캠코더는 국산제품의 가격, 품질경쟁력이 향상되면서 밀반입물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가전업계는 지난해 12만여대에서 올해는 10만여대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기존 제품군에서 줌기능 향상과 액정모니터 채용이 확산되고 디지털 캠코더도 서서히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말 삼성전자가 출시한 디지털 캠코더는 가격이 1백90만원대로 일반인이 아닌 준전문가층을 겨냥하고 있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지만 핫이슈가 없는 캠코더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전자는 디지털 캠코더 상품화를 서두르지 않고 소비자의 반응을 관망하겠다는 방침이다.
캠코더 수출은 올해도 작년의 상승무드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캠코더 수출실적은 총 72만여대로 전년보다 35%가량 증가했는데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북미 등지에서의 시장개척에 큰 성과를 거두어 전체 수출실적의 82%에 해당하는 총 60만대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의 상승무드를 타고 양사는 올해 수출목표를 전년보다 20∼30% 가량 높여잡고 수출시장 다변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