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방송] 할리우드 제작사들 네트워크사 인수 붐

파라마운트 스튜디오를 소유하고있는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인 바이어컴은 지난해 12월 크리스-크래프트 인더스트리즈사로부터 신생네트워크인 UPN의 주식 50%를 1억5천만달러에 매입키로 합의,미국내 방송네트워크시장에 파란을 예고했다.

UPN은 지난 95년 1월 출범한후 평균시청률이 NBC의 18%에 한참 밑도는 5%를 기록하는 수준이하의 방송네트워크로 지금까지의 적자액이 무려 3억2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던 바이어컴의 UPN인수는 할리우드 프로그램 제작사들의 잇따른 방송네트워크 인수와 무관치 않으며,방송네트워크사와 할리우드 프로그램 제작사들의 관계변화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실 할리우드 프로그램 제작사들의 자체 방송네트워크 갖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현상이다.20세기 폭스의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의 뉴스社가 미국내 네 번째의 네트워크인 FOX를 출범시켜 자리를 잡은 데 이어 지난 95년에는 타임워너사가 WB라는 이름으로 네트워크 방송을 시작했으며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초 ABC를 매입했다.

그러나 바이어컴社의 최근 인수는 단순한 「선발주자 따라가기」 차원이 아니다.FCC(연방통신위원회)가 내린 결정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FCC는 최근 주요 방송네트워크들로 하여금 프라임 타임대 프로그램들을 자체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전에 헐리우드의 프로그램 제작사들은 방송네트워크사들에 프라임타임대 프로그램들을 제작,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입기반을 확보해왔었다.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바이어컴사의 UPN인수를 운신폭이 좁아진 할리우드 프로그램 제작사들의 「탈출구찾기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바이어컴사는 UPN이 1백51개의 직간접적인 계열사 또는 가맹사들을 통해 미국내 전체 텔레비젼 수신가구수의 90%에 도달한다는 점을 매력으로 간주했다.UPN의 이같은 전국네트워크는 비록 UPN가맹사들이 경쟁네트워크에 동시에 가입했다는 단점을 안고 있지만 타임워너의 WB에 비해 월등히 탄탄하다.

바이어컴은 UPN네트워크들을 통해 파라마운트사의 실험적인 프로그램들을 방송,시청자들의 반응을 감지할 수있을 뿐아니라 바이어컴사의 새로운 연기자들을 시청자들에 소개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어컴은 특히 산하에 있는 MTV,USA네트워크,코미디채널 등 많은 케이블채널들을 동원,UPN의 이름알리기 작업에 나서 궁즉적으로 UPN을 국제적인 종합채널의 중심부로 부상시키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내 미디어 산업계는 아직까진 바이어컴이 경영권을 행사할 UPN의 네트워크의 장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ABC,NBC,CBS,FOX,WB등 전국적인 방송네트워크들과 힘겨운 경쟁해야 하는 데다 제한된 시장내에서 케이블방송 채널들과도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