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최고 경영자에게 듣는다] 신세기통신 사장

신세기통신 정태기 사장

「1백% 디지털」 017 이동전화 서비스로 96년 4월 이동전화 분야에 본격적인 경쟁 시대를 연 신세기통신이 신생사업자란 험난한 통과 의례를 거쳐 사업 2년째를 맞았다.

하지만 한국이동통신이라는 통신업계의 골리앗과 맞서 갖가지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신세기통신으로서는 통신사업에 첫발을 내딘 지난해를 돌아볼여력조차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과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 분명한 데다 올해 연말쯤이면 새로운 형태의 경쟁 상대인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가 대거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세기통신이 정축년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1년간의 뜨거운 단련을 통해 경쟁의 노하우가 나름대로 몸에 배기 시작했고 이제는 비로소 「싸워볼 만하다」는 투지가 솟아나고 있는 것이다.

취임 3년째를 맞는 신세기통신의 정태기 사장은 『물샐틈 없는 전국망 구축을 최우선 역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새해 목표를 밝혔다.

-사업 첫해인 96년에 대한 자체 평가를 어떻게 내리고 있습니까.

『사업 초기년도인 지난해 신세기통신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이동전화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서비스를 개시한 지 불과 아홉달만에 전국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전국망을 구축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습니다.또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두차례에 걸친 파격적인 요금인하 전략을 단행함으로써 이동전화 대중화를 앞당겼다고 자부합니다』

-적지 않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세웠던 가입자 유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요.『물론 4월1일 상용서비스 시작 당시만 해도 상용화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었습니다.게다가 서비스 초기에 디지털 단말기 수급불안이 한동안 계속됐고 경쟁사와 비교해 서비스 지역이 열세였다는 점도 치명적이었습니다.

또한 큰 기대를 걸었던 한국이동통신과의 아날로그망 로밍 협상이 무산되면서 허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통화요금의 파격적인 인하,우수한 통화품질과 다양한 서비스,이동전화 패키지 상품 개발로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이같은 정책은 결과적으로 당초 목표였던 3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2년째인 올해는 신세기통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올해 신세기통신을 어떻게 이끄실 계획입니까.

『97년은 안정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동시에 회사의 장래를 가늠하는 도약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영업전략과 질 중심의 경영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흑자 경영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올해 순증 가입자를 1백만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그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쟁사업자에 비해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전국망 구축이 선행되야하는 것 아닌가요.

『물론 전국망 구축은 명실상부한 기간통신사업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선결조건이지요.신세기통신은 올해 전국망 구축을 가장 중요한 숙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전파음영지역을 완전히 해소시켜 이른바 이음새없는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일 작정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동전화 서비스 분야에 이른바 가격 파괴를 주도했습니다.이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리고 있는지요.

『지난해말 한시적으로 실시했던 이동전화 패키지 상품 판매는 이동전화 서비스를 대중화하고 경쟁체제 정착을 위해 바람직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디지털 단말기가 아날로그 제품보다 50%이상 비싼 상황에서 CDMA 서비스의 대중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였으니까가요.직접적으로 디지털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신세기통신에 대한 간접적인 진입장벽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회사가 패키지상품 판매를 결정한 것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달동안 2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지 않았습니까.단순한 단말기의 가격 파괴가 아니라 가입자를 증가시켜 이동전화망을 가동효율을 높였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평가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면 올해에도 이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속할 계획입니까.

『98년으로 예정된 통신시장 개방을 앞두고 신세기통신과 한국이동통신은 한국의 통신시장을 지키자는 공동의 목표하에 선의의 경쟁을 해야할 상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양사간의 출혈경쟁,과당경쟁은 불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나 기득권을 가진 자는 보수적이기 마련입니다.과거 14년간 독점을 누려왔고 이미 3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이동통신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신규서비스 제공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는 노력은 계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가격경쟁이 결국 제살깍기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신세기통신이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경쟁 도입을 통해 독점시절에 생각하지 못했던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편익을 증진시키는 것입니다.

지난해 통화요금과 단말기 가격을 대폭 인하함으로써 이동전화 대중화를 앞당겼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가격인하는 이미 경쟁이 보편화된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인 마케팅 방법에 불과합니다.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시장질서는 당연히 파괴돼야 합니다.경쟁이란 일사불란하고 조용한 것이 아니라 시끄럽고 잡음이 많은 것입니다. 디지털 이동전화기 가격이 비싸다면 고객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통신사업자의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한국이동통신과의 아날로그망 로밍협상은 무산된 것입니까.

『96년 3월 이후 로밍 제공과 관련된 제반 여건은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읍니다.신세기와 한국이통은 12월 들어서만 4차례에 걸친 실무협의를 했으며 올해들어서도 여러차례 의견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세기통신은 가입자에 대한 편익제고와 공정경쟁을 통한 이동전화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국이통측에 계속 로밍을 요구해왔으며 계속 노력중입니다』

일부에 알려진 것처럼 CDMA간 로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으며 아날로그망과의 로밍을 중단하고 CDMA망간의 로밍을 제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름을 밝혀둡니다』

-이동전화사업의 궤도 진입이 지상과제이긴 합니다만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투자도 소홀히 할수 없는 부분입니다.올해 중점 연구개발 대상은 무엇인가요.

『현재 지원조직 수준인 기술연구소를 확대 개편,향후 10년을 내다볼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독립적인 기구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연구소 조직을 프로젝트 중심으로 개편했습니다.

CDMA 망성능 개선 연구,PCS 및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FPLMTS) 기반기술연구,단말기 성능개선 연구등이 집중 연구 대상입니다』

-최근 세계 정보통신분야는 촌각을 다투며 변화하고 있습니다.대형 사업자들끼리의 기업 인수 및 합병이 일상화돼있고 통신사업자들 역시 영역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유선과 무선사업자라는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서비스 지역이 한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신세기통신의 미래상은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요.

『다가오는 2000년대는 확장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서비스 종류는 물론이고 서비스 지역의 확대가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 확실합니다.

음성,데이터,화상등이 융합되는 멀티미디어 통신이 정보통신서비스의 주류를 이루고 유무선이 통합되는 FPLMTS가 조만간 그 형상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른바 GMPCS(위성이동전화)의 실현으로 정보통신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시간과 공간의 벽이 없어질 것입니다.신세기통신 역시 이러한 흐름을 거스릴 수는 없습니다.출발은 이동전화사업자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정보통신사업자를 목표로 할 것입니다.이동통신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휴대통신은 물론 시내전화등 유선통신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릴 계획입니다.저궤도위성을 이용한 이동전화사업인 프로젝트-21에 일정지분을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와 관련해 신세기통신은 올해중으로 한국, 일본, 중국등 아시아지역의 이동전화사업자들끼리 단일 통화권을 구축하는 이른바 「아시아 이동전화 통일네트워크」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 이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의 DDI사와 IDO사등 이동전화사업자와 원칙적인 합의를 본 상태입니다.특히 일본 사업자들이 우리와 같은 CDMA네트워크 도입을 추진중이라는 점에서 성사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