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학술정보 사장...DB미비로 대부분 사장

대한정보과학회, 대한화학회 등 과학기술 관련 2백34개 학회 등에서 각종 연구개발 보고서, 논문 등 수많은 학술정보가 쏟아지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이뤄지지 않아 타학회, 대학, 연구소 등의 연구개발 활동에 이용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학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학회들의 학술정보 및 인력정보 DB 구축률은 30% 정도이며 관련 정보에 대해 DB를 구축하고 있는 학회가 전체 과학기술 관련 2백34개 학회의 10% 수준에 불과한 20여개에 그치고 있어 연구성과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되거나 기관간 부처별로는 중복연구, 유사연구로 인해 연구투자 효율화를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학회는 물론 대학, 연구소, 민간기업 등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그간 관련 기관들이 국내외 학술활동을 통해서 축적된 방대한 과학기술 자료가 각 기관들의 재정적 취약성, 정보수집 및 가공체계의 미확립으로 인해 귀중한 정보들이 적기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지난 93, 94년 과학기술처 주관으로 추진되던 「학회정보화사업 7개년계획」이 당초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에 포함돼 청와대까지 보고된 바 있으나 과기처, 정통부, 재경원 등 관계부처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각 학회, 대학, 연구소 등이 해당 부처에 제출토록 돼 있는 연구결과보고서 납본제도가 관련 DB를 구축할 수 있는 해당 기관에 제출되지 않아 관련자료의 DB화가 어려운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연구개발정보센터가 지난해부터 과학기술 관련학회 DB 구축사업을 기관 고유사업으로 선정, 정보과학회의 논문초록 등 1천1백26건을 DB화해 지난 17일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나 과기처를 비롯한 통산부, 정통부, 농림부, 해양부 등 관련 부처의 예산지원 및 자료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내외 각 연구단체의 연구보고서 DB작업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미화학회에서 발간하는 「Chemical Abstract」를 통해 전세계의 화학정보의 98%에 달하는 1천5백만건의 DB를 구축했고 해마다 65만건 이상의 DB를 추가로 등록하고 있는 실정이며 일본도 매년 10억원의 기금을 지원해 학회정보화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학회 및 대학, 연구소 관계자들은 연구개발정보 및 관련 연구보고서 DB 구축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기관을 선정, 과학기술계 학회 및 인문사회계열 학회 등 7백85개 학회, 대학, 연구소, 각부처 산하기관 등에서 수행하거나 수행중인 연구계획서, 연구보고서, 기획안 등에 대한 DB화를 통해 중복투자 및 연구원들의 유사연구수행 등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정보 DB구축사업은 과학기술통합정보망과는 별도로 연구원들의 연구정보 파악을 위해 범부처적으로 연구개발정보시스템을 마련,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전=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