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기간에 영화과나 영화동아리 중심으로 학내 행사에 그쳤던 영화제가 최근들어 대규모 행사로 발전해 대학생들의 창작 활성화를 돕고 있다.
한국 영상자료원과 전국 사립대 영화학과 교수협의회가 지난해 12월18일부터 5일간 공동 개최한 「대학영화제」와 대학 영화동아리들이 지난 연말 주최한 「제1회 전국대학영화축제」는 대학에서 제작한 영화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대학생들의 실험정신과 창작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유도해 냈다.
대학로 동숭씨네마텍에서 열린 대학영화제는 한양대, 중앙대, 단국대, 동국대, 경성대, 청주대, 서울예전 등 전국 7개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의 작품 59편이 상영됐다.
이와 함께 「대학영화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7개 대학 학생들이 대학영화의 현실을 공개하고 그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도 마련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의 한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영화제작 수준은 아직 직업적이지는 못하지만 일부 작품은 전체적인 흐름이나 영상면에서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며 『그들의 작품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대학생들의 갖는 실험정신이 국내 영화산업에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운대 문화관에서 3일동안 열린 「제1회 전국대학영화축제」는 흩어져 있던 대학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화에 대한 정보교류와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를 대중앞에 선보이는 자리였다.
「21세기 새로운 영화언어의 주체」라는 제목하에 열리는 이 축제엔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영화 24편이 상영되고 전국 65개 대학의 영화 동아리와 영화과 학생들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상영작들은 행사가 끝난 후 부산,광주 등 지방대학을 돌며 순회상영하며 케이블 TV로도 방영된다.
항공대,국민대,추계예대 학생 15명이 조직위원회를 구성, 지난 가을부터 행사를 추진해온 영화축제의 개막초대작은 양윤호 감독의 「가변차선」이외에도 「모자」 「프레임 속의 기억들」 「칸」 「어택」 등 영화아카데미 졸업 작품 4편이 초청 상영됐다.
항공대 한 학생은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된 동기는 각 대학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영화서클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대학영화인들의 실험정신과 패기를 보다 구체화시키는데 있다』며 『대학생 뿐아니라 일반인이들까지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이 찾아 줌으로써 대학영화 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화상영 외에도 영화인들과의 토론회, 영화애호가들을 위한 한겨울밤의 카페 등의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상명대 한 여학생은 『이번 영화축제는 학내 영화제에서 봤던 어설픈 영화보다 한발 진일보한 작품들이 많았다』며 『외화에 길들여진 대학생들을 국내 영화 특히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학 자체적인 행사로 끝났던 영화제가 전국적 규모로 확대되면서 대학생 특유의 창조정신을 뛰어넘어 새로운 영화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