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부품계열사들이 비인기 종목이지만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실업스포츠의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배드민턴팀을 창단한 데 이어 삼성전관도 지난해 말 해체된 삼성중공업 럭비팀소속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구성, 24일 부산공장에서 실업럭비팀 창단식을 가졌다. 같은 날 이형도 삼성전기 사장은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직에 취임했다.
프로에 밀린 국내 실업스포츠단은 그나마 금융, 보험 등 서비스업계나 화장품 등 일반 소비재, 그리고 자동차, 항공, 가전 등 내구성 소비재 제조업계가 꾸려오고 있으나 對국민홍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부품업계가 이에 동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IOC위원 피선을 계기로 쇠퇴해가는 국내 실업스포츠의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양사와 이들이 창단한 팀이 모두 국민들의 관심을 얻을 기회가 적은 「비인기종목」임에도 해당 분야에서 만큼은 묵묵히 세계일류의 반열에 들어가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기와 삼성전관은 각각 전자부품과 브라운관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체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삼성전기의 배드민턴팀은 지난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삼성전관의 럭비단 또한 삼성중공업시절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팀이다.
비인기종목이라는 설움을 딛고 세계일류에 도전하는 이들 양사와 스포츠단의 활약이 주목된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