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멀티미디어 보드업체들은 올해 내수보다 수출비중을 크게 늘려 생산물량과 채산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을 추진할 전망이다.
국내 보드 생산업체들은 90년 이후 값싼 대만산 제품에 밀려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올해부터는 멀티미디어 복합제품과 전문가용 고성능제품을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등 특화전략을 마련하고 나서 주목된다.
가산전자, 두인전자, 서한전자, 석정전자 등 중견 멀티미디어 주변기기 공급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주요 수출대상국에 현지법인과 연구소, 협력업체 등 수출거점을 대부분 확보해 둔 상태로 올해부터는 본격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핵심 부품인 주기판의 수입물량이 80만대 규모로 급증해 대기업 PC 자체 수급분을 포함한 국산품 공급률이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국산 주기판 순수 유통시장 점유율은 27% 안팎이 될 전망이다.
주기판 생산업체는 불과 2, 3년 전만 해도 10여개사를 넘었지만 현재는 석정전자, 성원정보기술, 태일정밀 등 4, 5개 중견업체들이 매달 1만~3만장의 보드를 생산해 이중 30% 정도를 미주, 남미, 동남아, 유럽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멀티미디어 보드업계를 주도할 제품군은 디지털 동영상출력기능을 기반으로한 멀티복합보드를 손꼽을 수 있다.
멀티미디어환경이 보편화하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VGA카드를 중심으로 TV수신, 오버레이, MPEG, 사운드 등 단독기능의 멀티미디어 카드가 각기 독립적인 제품군을 형성했지만 최근에는 이들 멀티미디어 기능을 하나의 카드로 통합한 통합 VGA카드가 주력제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통합VGA카드시장은 96년 6월말까지 판매량이 10만장을 넘어서 전체 멀티카드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했으며 3, 4분기 이후 판매량이 급증해 지난해에만 총 45만장 가량의 통합보드가 판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통합멀티보드는 생산자 입장에서 다양한 멀티미디어기능을 보드 한 장에 내장, 생산원가를 절감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여러 장의 보드를 사용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충돌현상을 없애고 가격도 단품으로 구입했을 때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64비트 VGA기능에 MPEG 재생기능, 무선 리모컨, 고성능 사운드, TV수신, 외국어 학습, 동영상 캡처기능 등 10여 종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부가기능을 통합한 제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으며 1백28비트 VGA카드 복합제품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멀티 통합제품 판매가 급증해 연말까지 대기업 멀티PC 자체 수급분을 제외하고 60만장 안팎의 복합제품이 순수 유통망을 통해 공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운드카드분야도 지난 2년간 침체국면을 벗어나 올해부터 뜨거운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음성데이터를 송신하면서 동시에 상대편이 보내온 음성데이터를 해독해주는 양방향(Full Duplex) 사운드카드가 시장을 석권했지만 올해부터는 64폴리 제품과 3차원 사운드지원제품이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이밖에 개인 디지털 통신기기인 팩스모뎀부문도 시장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팩스모뎀은 상반기까지 33.6 제품이 시장을 주도한 후 4, 4분기부터는 56 제품에게 대권을 넘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개발된 56 모뎀이 사실상 33.6모뎀의 기능을 일부 향상시킨 수준에 불과해 예상외로 33.6 제품이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