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하이테크 무비 테마파크 과연 국내에 들어올까?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파라마운트와 「테마파크」와 관련한 라이센스 체결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약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할리우드에 스튜디오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던 1920년대 후반 미 영화산업의최정상에 군림했던 유서깊은 영화사. 오늘날도 월트디즈니,폭스, MCA­유니버설, 콜럼비아등과 함께 매년 세계 영화시장에 「블럭버스터」(대작 영화)를 쏟아내고 있는 7대 메이저영화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내에 대규모 「하이테크 무비 테마파크」를 건설하기위해 부지 선정작업에 들어갔으며, 해외로도 눈을 돌려 자사가 보유한 테마파크 라이센스 수출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이테크 무비 테마파크」란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해 스크린 속의 환상을 실제공간에 그대로재현시킴으로써 관람객들을 불러모으는 초대형 놀이공원.60년대 초반 유니버설사가 스타를 찾아 할리우드로 몰려든 팬들에게 단돈25센트의 입장료를 받고 공개했던 영화촬영세트가 90년대로 접어들어 첨단기술과 맞물리면서 첨단 놀이공원으로 진화했다.

경쟁사인 유니버설과 월트디즈니가 극장 흥행작을 재포장해 한해 수천만명의 관람객들로부터 입장권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동안 파라마운트사는 계속 시장진출을 미루어 왔다.그러다가 파라마운트사는 지난해부터 뉴비지니스 개발사업부를 주축으로 테마파크 건설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는데 올해들어 초기투자비용을 분담해줄 해외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물색중이라는 것.현재 한국측 파트너로 파라마운트와 라이센스 협상을 벌이고 있는 업체는 잠실에 놀이공원과 백화점을 운영하는 L그룹을 비롯,대기업의 영상산업 전위부대로 최근 영화시장에 뛰어든 G사, 지난해 대규모 테마파크 건설계획을 발표한 S사, 그리고 대규모 방문판매 조직을 통해 학습지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W그룹 등 4개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한 업체의 실무담당자는 최근 파라마운트측으로부터 자사 영화인 <인디아나 존스>와 <스타트랙> 뿐 아니라 유니버설사의 <쥬라기공원>을 기반으로 한 총7개의 놀이시설에 대한라이센스 구매의사를 타진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내대기업과 미국 메이저 영화사의 라이센스 계약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주)중앙개발 기획실 이성호 대리는 『테마파크는 초기 투자비용이 워낙 엄청난 데다 영화를 주제로 할 경우 로열티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놀이시설운영 자체만으로는 거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의 세계적인 테마파크 장비업체 인타민사의 한국 현지법인인 인타민코리아 임창선 사장은 『유니버설에서 쥬라기 공원을 개장하는데 1억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는 게 다를 뿐 에버랜드나 잠실 롯데월드에 설치된 놀이기구와 흡사한 장치도입에 막대한 라이센스료를 지불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낭비』라고 잘라 말했다. 무비 테마파크는 고속주행열차를 타고 스릴을 만끽하는 「라이드」나 초대형 영사시설을 통해 가상체험을 하는 「DMS(Dinamic Motion Simulater)」 등 기존의 놀이공원 시설물에 블럭버스터 영화의 내용을 입힌 것으로 기술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아직 파라마운트측이 제시한 라이센스료가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모 업체가 수입하려다가 포기한 놀이시설 <백 투더 퓨처>가 설치 비용을 제외한 필름값만도 1백만 달러였던 점으로 미루어 수백만 달러가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사는 테마파크 이외에도 영화 장비대여업과 자사가 제작한 블럭버스터급 영화의 독점배급 계약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국내대기업들을 협상테이블로 유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업계에서는 테마파크가 21세기 유망사업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이 영화판권을 둘러싼 출혈경쟁으로 로열티를 눈덩이처럼 불려온만큼 무모한 「미 메이저사 잡기 경쟁」을 벌이기 보다 한국형 무비 테마파크 건설을 위한 영상소프트 확보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