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과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 2명의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위원이 국회에 의해 임명되는 「방송위원」으로 선임된 과정과 배경을 놓고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공석 중인 3명의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위원을 다시 임명할 것인지의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일 김영삼 대통령은 김창열 전 위원장을 비롯해 원우현 신정휴 권성(이상 유임), 하용출 서울대 교수 이호철 한국문학 주간(이상 신임) 등 6명의 방송위원회 위원을 임명했다. 이틀 후인 22일에는 여야가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과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신방과 교수(이상 신한국당 추천), 조강환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야당 추천)을 새 방송위원으로 추천했다. 김 대통령은 국회가 추천한 새 위원들을 금명간 새 방송위원에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 방송위원을 추천, 임명하는 처리과정과 그 배경을 둘러싸고 방송계 내에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첫째는 추천 및 임명절차상의 문제다. 본래 새 방송위원의 선임은 1월 19일까지 완료돼야 했다. 전임 위원들이 12월 20일 임기가 만료됐고 30일 이내에 선임돼야 하기 때문이다(방송법시행령 제5조).
하지만 대통령은 하루가 지난 이달 20일에야 새 방송위원 6명을 임명했고, 또 국회는 사흘이 지난 22일에야 새 위원들을 추천했다. 따라서 이들 위원들은 엄밀히 말해 「탈법적」으로 임명된 셈이다. 더구나 국회가 추천한 위원들은 1주일이 지난 27일 오전까지 대통령이 임명조차 하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또 위원 전원을 한꺼번에 임명하지 않고 입법부가 뒤늦게 추천한 점에 대해서도 관련 업계는 의아해 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현재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종합유선방송위원 두 명을 왜 방송위원에 임명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방송위원은 대통령이, 종합유선방송위원은 공보처 장관이 임명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각각 「방송법」과 「종합유선방송법」에 따라 고유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지상파방송이냐, 종합유선방송이냐를 제외하곤 이들 두 위원회의 위원은 업무상 상이점을 별로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종합유선방송위원을 방송위원으로 추천한데 대해 방송계에서는 두 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첫째는 이들 두 명의 위원이 앞으로 「통합될 방송위원회」에서 통합작업을 담당할 것이란 추측이다. 또다른 해석은 내달 중 「통합방송법」 제정이 시실상 어려우므로 앞으로 두 개의 위원회가 통합되지 않고 장기간 현체제로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 함께 현재 공석 중인 종합유선방송위원에 대한 선임문제도 케이블TV업계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현행 종합유선방송법에는 위원장 및 부위원장을 포함, 7명에서 11명 이내의 종합유선방송위원을 둘 수 있도록 돼 있다(34조). 현재 방송위원회도 9명의 위원을 두고 있고, 지난번 종합유선방송위원도 9명까지 두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결원된 3명의 위원은 새로 임명되지 않을까하고 케이블TV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