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카디건스 「first band on the moon」

최근 카디건스(The Cardigans)라는 록그룹이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아바,에이스 오브 베이스등 세계 대중음악계에 걸출한 팝뮤지션들을 배출한 스웨덴 출신으로,기존 그룹들이 댄스,소프트팝과 같은 장르로 인기를 누렸던 것과 달리 얼터너티브록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특히 노 다우트(No Doubt),가비지(Garbage)등 최근의 인기그룹들이 리드보컬을 여성이 맡아 좋은 반응을 얻는 것처럼 카디건스 역시 니나 페르손이라는 여성싱어가 모든곡을 소화하고 있다. 니나의 맑고 투명한 목소리는 이 그룹의 음악성을 자연스럽게 발산해 강렬함보다 부드러움을,첨단 사운드보다 복고성이 강한 경향을 드러낸다.

이번에 소개하는 앨범은 카디건스의 세 번째 발표작으로 한 주제를 통해 앨범전체를 구성하는 켄셉트 형식을 취하고 있다.「your new cuckoo」는 펑키리듬을 바탕으로 기타, 플루트, 드럼연주가 현대적,고전적인 면을 동시에 전달해준다.또 「heartbreaker」와 「happy meal II」는 겉으로는 차갑지만 따스함이 배어나오는 니나 퍼슨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되며,「never recover」와 「step on me」는 60∼70년대 영국음악의 영향을 받은 듯 복고색채가 짙게 풍긴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주목받는 곡은 「lovefool」로 최근 국내 개봉한 영화 「로미오&줄리엣」에 삽입돼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상륙했으며 또 97년도 스웨덴 그래미음악상에서 「올해의 노래」부문을 비롯 총 4개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카디건스는 유럽권을 벗어나 전세계에서 주목받는 밴드로 급성장중이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이들의 음악이 국내 음반시장에서 주목받기는 어려웠다. 다양한 음악듣기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는 국내 음악팬들의 인색함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16/20」이란 곡으로 혜성처럼 등장,가요계 최고의 신인그룹으로 떠오른 주주클럽이 카디건스로부터 음악적 영향을 받았음이 입증되면서 이들의 인지도가 동반상승중에 있다.

<이종성, 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