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7 새해 사업구상은 어떻게... 단체장에게 듣는다 (10)

승강기협동조합 이재군 이사장

중소 엘리베이터 업체의 구심체인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은 지난 95년 3월에 창립된 신생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업계에는 제법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으며 사업도 안정화단계에 접어들어 조합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분속 60 이하의 승객용 엘리베이터가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지정받았습니다. 그동안 인화물용의 경우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물량이 적어 중소업계엔 별다른 보탬이 되지 않았으나 승객용까지 단체수의계약을 하게 되면 고사위기에 있는 중소업계에 커다란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재군 이사장은 올해 조합의 역점사업을 「단체수의계약 활성화」라고 밝히고 지난해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한 공동구매사업의 착근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힌다. 특히 지난해 42억원이었던 단체수의계약 실적을 올해는 8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국무총리 특별지시 사항에 따라 단체수의계약 품목은 분리 발주토록 하고 있는데, 정부투자기관 및 산하 기관들의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올 엘리베이터 경기와 관련, 『건축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한 중소업체들에는 별다른 회생방안이 없다』며 『올 상반기에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업체들의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질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지금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업체 내부에도 원인이 있다고 덧붙인다.

『승강기관리에 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제조, 유지, 보수업체가 난립해 상대적으로 품질불량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보수업체만 하더라도 지난 93년에는 70여개에 이르던 것이 95년 말에는 4백여개로 늘어나 보수부문에서 과열경쟁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또 올해부터 기술, 품질, 자본면에서 취약한 중소업체는 이제 도태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건설업체의 부도로 인한 피해는 중소 승강기업계에 커다란 타격을 주기 때문에 업계의 정리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같은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중소업체들이 이제부터라도 기술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만은 못하더라도 분속 60급까지는 어느정도 기술이 확보돼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고급기종은 기술이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중소업체들은 중저속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부품을 공용화해 원가를 절감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이 이사장은 조합차원에서 국립기술품질원과 공동으로 단체표준화작업을 추진중이며 업체들이 함께 참여해 인버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부품공용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검사기관과 관련, 『검사기관은 모두 다원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완성검사는 승강기관리원이 맡고 정기검사는 검사능력을 갖춘 일반 검사기관에 일임하며 기계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등은 연구업무만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