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신규통신서비스 식별번호 확정 영향

개인휴대통신(PCS)을 비롯한 신규통신서비스 식별번호가 확정됨에 따라 그동안 물밑에서 사업준비작업에 매달려온 신규통신사업자들이 식별번호 인식도를 높이기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식별번호가 시장 점유율 확보에 절대적인 열쇠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3개 개인통신사업자들은 조만간 망식별번호를 강조하는 광고를 각 언론매체에 집중 게재할 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일 정통부가 확정 발표한 망식별 번호 부여 방안은 기본적으로 사업자들의 요구를 상당부분 그대로 수용했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와 관련,서영길 정통부 정보통신지원국장은 『신규통신사업자들이 가능한한 빨리 시장에 진입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쟁서비스인 기존 이동전화와 동일한 3자리 식별번호를 부여해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즉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의 식별번호인 01X계열의 평등한 식별번호를 부여함으로써 이동전화서비스 부문에 이른바 완전경쟁의 틀을 갖추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국제전화 제3사업자인 온세통신에 005,006,008 등 현재 보유하고 있는 3개의 예비번호 가운데 「사업자가 원하는」 008을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의 결정에 적지 않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여러차례의 공청회등 여론 수렴과정을 거치는 동안 줄곧 「번호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대의명분으로 내세우며 018X계열 4자리수 식별번호 부여의 불가피성을 강조해온 정부가 돌연 01X계열의 3자리 식별번호 배정를 요구해온 사업자의 주장을 수용한 배경에 설득력이 결여돼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당초 018X계열을 신규 PCS사업자에게 부여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은 우선 △남북통일이 될 경우 지역번호 자원 수요등을 감안할 때 번호자원이 넉넉한 형편이 아니고 △PCS가 가지는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번호의 이동성을 위해서라도 018이라는 공통접속번호 체계로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궁극적으로 이동전화와 PCS를 동일한 018X 계열로 통합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제시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결국 정통부는 △장기적인 번호자원 관리와 △사업자들간의 공정경쟁 여건 조성이라는 두가지 카드중에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자들의 반발에 밀려 장기적인 정보통신 번호정책이라는 명분을 포기한 후유증을 치유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다시 말해 장기적인 계획은 뒷전으로 한채 그때그때 사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관행이 계속될 경우,머지않은 장래에 심각한 번호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정통부는 지역번호 광역화등을 통해 부족한 식별번호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사업 유형별 공통 식별번호등 중장기적인 정보통신번호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즉흥적인 식별번호 배분방식이 계속될 경우,향후 식별번호 체계 전환에 엄청난 비용을 소모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앞으로 새로운 유형의 통신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식별번호 배정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