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입학선물 특집] 2천억 특수잡기 안간힘

「졸업, 입학선물 시장을 선점하라.」 가전업체를 비롯해 컴퓨터업체, 오디오업체들이 초, 중, 고등학생와 대학교 졸업, 입학을 앞두고 졸업, 입학 선물특수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예년에 비해 한 달 정도 앞당겨 1월 중순부터 이미 졸업, 입학선물 판촉전에 들어갔으며 컴퓨터 제조업체를 비롯해 일반 유통업체들도 졸업, 입학 선물특수를 겨냥, 판촉행사 시기와 할인율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백화점들도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졸업, 입학선물 판촉행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선물코너 마련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이후 계속되고 있는 불황과 명예퇴직제 여파에 따른 일반소비자들의 구매심리 위축 등으로 올해 졸업, 입학선물 특수가 예년에 비해 다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가전, 컴퓨터업체를 비롯, 일반 유통업체들에는 이번 졸업, 입학특수가 올해 영업의 성공가능성을 점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집자>

일반 소비자들의 졸업, 입학선물 구매패턴은 해를 더해가면서 대형, 고가제품 위주로 전환되고 있다. 또 통신기기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다.

과거 80년대에는 소형 카세트류가 중, 고 졸업생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었으나 90년대 들어 오디오제품으로 고가 대형화된 데 최근에는 컴퓨터가 졸업, 입학선물의 핵심제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통신수단의 발달로 통신기기가 보편화하면서 최근 들어서는 일부 부유층에서 휴대전화를 졸업, 입학선물로 주고 있으며, 초등학교 입학, 졸업선물로 무선호출기가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가전업체들과 컴퓨터업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학생을 비롯, 초등학생들 사이에 가장 인기를 끄는 제품은 컴퓨터로 나타났다. 정확한 통계는 밝혀지지 않지만 중, 고등학교 졸업, 입학생 중 10명에 2명 정도가 컴퓨터 관련제품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어 오디오(미니미니 컴포넌트)도 졸업, 입학선물로 아직까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인버터스탠드, 전자악기, 전화기, 드라이기, 전자수첩, 프린터, VCR, 전화기 등도 관심을 끄는 선물용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또 일부 부유한 가정의 고등학교 졸업 및 입학생들에게는 에어컨까지 선물을 하고 있는 정도다.

올해의 졸업, 입학선물용 전자제품의 시장은 어림잡아 2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초등학교의 졸업식이 시작되는 2월 중순에서 3월 초로 이어지는 보름동안에 판매되는 수량이라는 점에서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더욱이 요즘같은 불황에서 전자업체와 유통업체들에 선물용 시장은 분명 호재일 수밖에 없다.

올 들어 가전, 컴퓨터업체들이 졸업, 입학 판촉행사를 예년에 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 실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졸업, 입학선물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처이다. 제품을 구입하는 장소에 따라 구입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사후 서비스처리도 구매처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제품구매에서 무엇보다도 구매장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용산, 세운도매상가와 백화점, 창고형 할인점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각사 제품을 다양하게 구비, 비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전업체 대리점에 비해 배달, 설치서비스가 미약할 뿐 아니라 사후 고객관리가 미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대형 제품의 경우 도매상가, 창고형 할인매장 등 양판점에서는 거리에 따라 배달료를 별도로 받거나 배달이 안되는 사례가 있어 구입 후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

이에 반해 메이커제품 대리점들은 대부분 무료로 배달되는 데다 배달 후 설치작업까지 완벽히 처리하는 장점이 있다. 불황의 여파로 제품의 판매가격이 출하가 수준에 형성되어 있어 양판점과 가격차이도 별로 없다.

구매처에 못지 않게 어떤 제품을 선물용으로 선택하느냐 하는 점도 상당히 중요하다. 용도에 따라 가격차가 큰 컴퓨터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컴퓨터는 제품가격이 펜티엄급이 최저 60만원에서 최고 4백50만원까지 다양하게 포진해 있어 졸업, 입학생에 따라 구매결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국민학생에서 중고생,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의 활용도에 따라 선물을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LG-IBM, 삼보컴퓨터, 현대전자 등의 PC업체들은 졸업, 입학생들에게 2백만원대의 펜티엄급 제품을 추천하고 있으며 일반 유통업체, 조립업체들은 1백50만원 정도면 졸업, 입학선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PC의 라이프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만큼 무조건 최고의 기능에 최신 제품을 구입하기보다는 컴퓨터의 활용능력에 맞춰 보급형 펜티엄 제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봐도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2월 중순 각급 학교의 졸업식과 3월 초의 입학식을 앞두고 각 업체들의 판촉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미 지난 24일부터 본격적인 졸업, 입학선물 판촉행사에 들어갔다. LG전자는 이번 행사기간 동안 오디오, 휴대형 카세트, TV, 캠코더, 팩시밀리, 인버터스탠드, 가습기, 전화기 등 추천제품을 최고 30%까지 할인판매하고 이들 제품에 대해 팩토링 무이자 할부판매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비슷하게 일부 추천제품에 대해 최고 35%의 할인율을 적용하며 매장방문 졸업, 입학생에 대해 필기용품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인터넷 정보사냥대회를 마련, 수상자에게 프린터, 팩스폰 등을 시장할 계획이다.

이밖에 대우전자를 비롯해 컴퓨터업체인 현대전자, 대우통신, 전자랜드, 세진컴퓨터랜드, 아프로만 등도 2월 초부터 졸업, 입학선물 판촉행사를 벌이기로 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튼 올해 졸업, 입학선물 특수를 겨냥한 전자업체와 유통업체들의 시장선점경쟁은 경기불황을 반영, 그 어느해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