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용복씨(전 삼성전자 전무)를 새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한 삼성GE의료기기의 향후 행보가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전임 이채욱 사장이 GE그룹 메디컬분야 동남아, 태평양 총괄사장으로 전임된 이후 김인렬 대표직대 체제로 운영되던 조직을 정비한 것을 놓고 관련업계가 이처럼 예의주시하는 것은 화려한 경력을 가진 신임 사장의 부임이 또다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GE의료기기가 육사 22기로 미국 해군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케이스웨스턴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문기술 지식과 국제적 사업감각을 겸비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장을 영입한 것은 수년 동안 자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간 1백억원 이상을 투입해 오던 삼성그룹이 의료기기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려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지난 87년부터 한국전력공사 사장 고문으로 재직하다 91년 삼성전자 특수개발 담당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삼성과 인연을 맺게 된 이 사장이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기술담당 이사, 전략기획실 지적재산팀장, 기술총괄장, 기간네트워크 내 통신시스템 사업본부장 등 첨단요직을 두루 거쳐 첨단기술 관련사업의 방향설정에는 가장 적임자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즉 이 사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 GE그룹과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삼성의 나가야 할 바를 도출하고 향후 의료기기 관련 독자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케 하는 것이 이 사장을 임명한 삼성그룹의 기대라는 추측이다.
실제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국내 의료기기산업에서 자사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GE와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신규 프로젝트를 대거 수행하는 한편 기술자립에 대한 노력을 강조함으로써 이같은 추측이 근거없지 않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보기에 따라 GE와의 협력강화 부분은 GE로부터의 기술이전 속도를 빨리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 삼성그룹의 의료기기사업에의 본격적인 진출과 관련한 마스터플랜이 이미 그룹 차원에서는 마련되지 않았나 하는 추측까지 가능한 실정인 것이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전체 의료기기산업은 물론 삼성GE의료기기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2000년대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전자의료기기분야에서 독자적 입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GE의 그늘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자사업을 펼칠 만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GE의 첨단기술력을 빨리 습득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효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