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올 여름 선풍기 얼마나 팔릴까

『계절을 앞서가는 사람들.』

비단 패션디자이너들에게 국한된 얘기만은 아니다. 엄동설한에 여름용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가전업계 종사자들도 계절을 앞서가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예다.

올여름을 겨냥한 에어컨의 예약판매는 이미 끝난 상태이고 선풍기를 생산하는 LG, 삼성, 대우 등 가전3사와 신일산업, 한일전기 등은 올해 출시할 모델의 디자인과 설계를 마치고 생산라인을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보통 계절상품은 성수기보다 2,3개월 앞서 출시된다.

선풍기의 경우 5월이면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돼 각 대리점으로 뿌려지고 6월이면 진열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된다.

가전업계의 관계자들은 올여름 선풍기 시장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3백60만∼3백70만대로 잡고 있다. 따라서 생산계획도 지난해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잡아놓은 상태다.

지난해 선풍기를 가장 많이 판 업체는 중소업체인 신일산업이다. 신일산업은 지난 한해 동안 1백20만대의 선풍기를 팔아 4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73만대로 약 3백39억의 매출실적을 올렸고 LG전자는 74만대, 약 3백3억원, 대우전자는 24만대로 99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뒀다. 또한 중소업체인 한일전기도 60만대를 판매해 2백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전업계는 작년 한해 동안 판매한 선풍기가 전년대비 20%의 성장을 거뒀으며 지난 3년 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이것은 그동안 선풍기가 「가정마다 1대」에서 「개인마다 1대」로 그 개념이 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큰 성장없이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계절상품이 날씨변화에 민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전업계가 지난 3년간 기존의 기계식 선풍기를 리모컨이 부착된 전자식 선풍기로 대체 및 신규수요를 몰아왔기 때문에 제품 사이클을 고려한다면 3년정도 지나야 새로운 제품의 수요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고도 20만∼25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어 올여름 선풍기 시장은 3백70만대 정도로 머물 전망이다.

<정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