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산업용 로봇 기술개발 동향

로봇이 과연 사람처럼 인식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 로봇의 크기는 얼마만큼 작아질 수 있을까?

이같은 물음은 곧 로봇의 기술수준이 어디까지 왔나를 알아보는 척도로도 사용된다.

세계적으로 볼 때 로봇 개발 추세가 주로 소형화와 지능화에 촛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초창기의 로봇은 제한된 환경하에서 특정 물체를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대로 움직이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경우 로봇 연구도 로봇의 형태를 설계하고 작동을 담당하는 기술을 다루는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이 핵심을 이루었다.

그러나 로봇의 개념과 용도가 주변의 변화를 알아내고 스스로 그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춘 지능형 로봇으로 확대 발전하면서 기계, 전자공학 외에도 인간의 감각과 지능을 기계에 접목시키는 센서공학, 컴퓨터공학, 감성공학 등의 연구가 매우 중요해 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최근 로봇 연구 개발은 어느 한 분야만 연구해서는 안되며 다양한 학문과의 교류 및 협력이 필수적이다.

세계적으로 로봇 개발과 관련,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앞서 있는 분야는 단연 의료와 군사 분야이다. 의료용이나 탐지용으로 쓰이는 로봇 개발경쟁은 현재 10cm~1cm 정도의 소형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어 냈으며 머지않아 미크론(1천분의 1mm) 단위의 초소형 로봇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지난 88년 세계 최초로 지름 1백20미크론에 분당 1만5천회 회전하는 초소형 모터를 제작, 마이크로 로봇 개발을 본격화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일본, 독일 등 일부 선진국들도 미크론 단위의 마이크로 로봇 개발을 위한 요소기술 개발에 속속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미크론 단위의 마이크로 로봇이 개발되면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수술할 수 있고 미세한 혈관 내에 투입,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혈전을 찾아 제거하는 등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던 첨단 의료혜택이 가능하며 항공기 및 정찰 위성으로는 탐지할 수 없는 지하시설 등에 투입해 정찰, 핵반응 검사, 파괴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거의 동일한 기술이 적용되는 로봇이 정 반대의 목적으로 사용된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전립선 수술용 로봇 및 이비인후과 수술용 로봇 개발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미국에서는 환자 간호용 로봇까지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미 로봇팔에 의한 원격 혈관봉합수술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의 소형화와 함께 로봇의 지능화도 기술 개발의 핵심으로 꼽힌다.

즉 단순 형태를 떠나 인간처럼 보고 듣고 냄새맡고 인식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만들려는 노력은 소형화 노력 이상으로 집요하다.

지능형 로봇은 정밀한 측정센서 기술과 로봇손 및 시각, 음성인식 기술 등이 복합된 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로 2000년대 초반이면 인간과 보다 가까운 로봇이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밖에 여러 대의 로봇이 사람의 도움 없이 주위 환경을 이해하면서 공동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로봇간 통신연구도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로봇의 소형화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지능형 로봇 개발은 선진국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90년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원격제어, 로봇팔, 로봇손 등의 휴먼로봇시스템을 비롯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시각인식 기술은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이 한양대와 공동으로 CCD 카메라를 통해 얻은 영상으로 로봇의 동작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로봇을 작업현장으로 안내할 수 있을 정도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 상품화 단계에 들어가 이를 계기로 지능형 로봇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효상 기자>